엔지켐생명과학, 외형성장 이뤘지만…적자 탈출은 '숙제'
외형성장 힘입어 1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신탁
건강기능식품 유통 기업 활용해 중국서 활로 찾기
판관비율 감소에도 매출원가율 증가로 영업손실 지속
공개 2024-04-22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던 신사업이 매출 확대에 기여하면서 자회사를 통해 해외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회사는 올해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업손실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비용 효율화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사진=엔지켐생명과학)
 
매출 185% 증가…신사업 덕 보나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엔지켐생명과학이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계약은 오는 10월8일까지 6개월간 진행되며, 유안타증권(70억원)과 하나증권(30억원)을 통해 매수한다. 이번 자사주 매수의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외형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현재 기업가치가 저평가 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760억원으로, 직전연도(266억원)와 비교해 185.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20년(258억원)부터 200억원대 매출을 내왔지만, 지난해 신사업을 위해 신흥물산을 인수한 영향이 컸다.
 
앞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021년부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사업보고서의 정관에 관한 사항에 기재된 사업 목적은 총 36개지만, 실제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10개뿐이다. 사업 영위를 통한 외형성장 등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흥물산 인수를 통한 매출 확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신흥물산은 바이오 유지 제조·판매기업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이 지난해 2월24일 지분 84.6%를 확보해 인수했다. 이후 신흥물산이 지난해 409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의 외형성장에 한몫했다.
 
이에 힘입어 엔지켐생명과학은 신흥물산뿐만 아니라 신사업을 위해 투자한 기업들을 통해서도 성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영위하는 관계기업 메드푸드를 통해서는 중국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중국아주경제발전협회 산하 양노산업위원회와 건강기능식품 '록피드'의 초도물량 13억원을 공급하면서 중국수출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회사인 메드푸드와 함께 중국 양노산업위원회와 중국 자치구 등의 협력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연말까지 초도 물량의 10배 이상 판매를 목표했다.
 
 
메드푸드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지분 29.3%를 보유한 건강기능식품 판매 기업이다. 당기순이익(1억8909만원)을 내는 알짜 관계회사로, 자체 건강기능식품인 록피드의 판매 창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익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진출을 목표한 이유는 국내에 의존한 매출을 벗어나기 위한 과정으로 분석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6.75%(수출액 51억원)에 그친다. 최근 3년치 비중을 살펴봐도 2021년 4.83%(11억원), 2022년 10.4%(28억원)으로, 대부분의 매출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외형성장에도 자체 수익성 개선·본업 강화는 언제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사업을 통해 외형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판매비와 관리비율이 크게 줄었음에도 매출원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14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외형성장을 이루기 직전인 2022년(147억원)과 비슷한 손실 규모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율이 64.11%(171억원)에서 24.6%(18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신흥물산의 매출원가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매출원가(율)는 717억원(94.28%)로, 직전연도 242억원(90.93%)보다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영업부문별 매출과 손익 정보를 살펴보면 매출원가에서 바이오유지 부문이 56.04%(402억원)로 매출원가율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연구개발비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 점도 지적되면서 본업 강화에도 힘써야 하는 입장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연구개발비(율)로 54억원(7.15%)를 투자했다. 지난 2020년 132억원(51.03%)까지 투자금액을 늘렸지만, 2021년(96억원, 41.99%)과 2022년(67억원. 25.15%)을 거쳐 점차 규모를 줄였다.
 
<IB토마토>는 수익성 개선과 본업 강화 방향에 대해 수차례 취재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