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해보험, 자본 늘려 '재무·영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르면 오는 5월 하나금융지주 지원 사모 발행 예정
K-ICS 비율 제고 및 장기 보장성보험 영업 강화 목표
공개 2024-04-19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재무상태 회복과 보험영업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채권 종류는 사모 신종자본증권으로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086790)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확충이 완료되면 자본적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5월 신종자본증권 사모 발행…K-ICS 개선 기대
 
17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이르면 내달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자본을 확충해 지급여력(K-ICS) 비율을 제고하겠다는 목적에서다. K-ICS 비율은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다.
 
채권 발행에는 하나금융그룹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손해보험은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이 ‘A-(안정적)’ 등급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부문이 ‘BBB(안정적)’ 등급이다. 공모 시장에서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미매각 발생 등 부담이 따를 수 있다.
 
 
하나손해보험의 K-ICS 비율은 지난해 말 잠정치 기준 152.9%다. 금융당국 경과조치는 적용하지 않았다. K-ICS 수치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방식으로 산출하는데, 하나손해보험은 지급여력금액 3361억원에 지급여력기준금액 2198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신종자본증권을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면 자본 규모가 늘어 지급여력금액이 커진다. 신종자본증권은 후순위채와 달리 기본자본으로 바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K-ICS 비율을 지난해 말 금액 기준 약 198.4%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계산된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계산식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기준금액도 증가할 수 있다. 지급여력기준금액은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일반손해보험위험액 ▲시장위험액 ▲신용위험액 ▲운영위험액 ▲분산효과 등을 반영하는데,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관련 각종 리스크를 담는다. 이 가운데 특히 보험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이 예의주시된다.
 
이와 관련 송미정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하나손해보험은 지급여력기준금액 증가 위험으로 관리가 요구된다”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보험위험액 증가 요인이고, 높은 수익증권 비율은 시장위험액이 커질 수 있어 부담으로 작용한다”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의 제도 변경으로 인한 K-ICS 비율 하락 압박도 따른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경제적 가정의 변경, 즉 장기선도금리 인하(-0.25%p)가 보험부채 할인율에 영향을 미쳐서다. 이는 보험부채 평가액 증가로 이어져 K-ICS 비율을 떨어뜨린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라면서 “하나금융지주 지원의 사모 방식으로 그룹과 협의한 수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하나손해보험)
 
"IFRS17서 부진한 실적, 장기보험 중심 개편"
 
하나손해보험은 자본확충으로 K-ICS 제고뿐만 아니라 보험영업 구성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체계서 적자 규모가 더 커진 상태다. 보험손익 –520억원에 투자손익 –348억원으로 당기순이익 –879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구 회계기준(IFRS4)에서는 실적이 2020년 –68억원, 2021년 170억원, 2022년 –689억원을 나타냈다.
 
수익성 부진은 자동차보험 중심의 보험영업 구조때문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원수보험료(5707억원) 구성이 ▲자동차보험 55.9% ▲장기보험 및 연금보험 36.3% ▲일반보험 7.8% 등으로 이뤄졌다. 포트폴리오 내 자동차보험 비중이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손해보험 영업 중에서도 적자 산업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손해율 자체가 높게 잡히기 때문이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8%에 달한다. 업계서 통상적으로 거론되는 적정 손해율은 80% 정도다. 자동차보험은 IFRS17 체계 주요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도 부정적이다.
 
게다가 자동차보험 시장은 상위권 손해보험사 네 곳에서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력을 제고하기 쉽지 않다. 하나손해보험은 디지털(온라인) 채널 주력이라 저가격 정책으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손해율 관리 부담이 있는 편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보험 영역으로 무게추를 이동하려는 이유다.
 
하나손해보험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을 이미 갖추고 있는 만큼 개편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손해보험사 CSM 확보에 핵심으로  보험손익 개선을 위해 해당 부문의 영업 강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셈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CSM 규모가 1837억원에 불과하지만 연초 1186억원에 비해서는 성장했다. 장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역할이 주효했다. 해당 영역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제휴를 늘리고 있으며, 이번에 발행하는 자본성증권도 장기보험 강화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보다는 장기보험이 수요나 수익성이 좋다”라면서 “자동차보험 중심 구조라 장기보험 비중이 낮다. GA 제휴 확대 등으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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