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엑시트 나선 JKL파트너스, 출구가 없다
2월 전환우선주 콜옵션 해지, 엑시트 가시화
경영권 확보에 부족, 마땅한 매각처는 없어
유럽노선 운항 준비로 배당도 어려워
공개 2024-04-05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올해 들어 티웨이항공(091810) 엑시트에 나섰지만 출구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전환우선주(CPS) 발행에 참여하며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올해 3월까지로 예정된 콜옵션 행사 계약을 해지하면서 시장에선 JKL파트너스의 엑시트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항공업 특성상 비용부담이 큰 반면 LCC 시장의 경쟁 격화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어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콜옵션 계약 해지, 떠날 준비하는 JKL
 
(사진=JKL파트너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올해 2월 티웨이항공 투자 당시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오너인 나성훈 이사에 일부 지분을 되사갈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에 따라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가능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JKL파트너스는 코로나19 발발로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타격을 받은 지난 2021년 티웨이항공의 8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에 참여해 티웨이항공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어 2022년에는 티웨이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17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JKL파트너스는 전환우선주 인수 당시 주당 2512원, 유상증자엔 주당 2420원 수준의 출자를 진행했다. 지난 2023년 티웨이항공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전환우선주의 전환가액은 1643원이다. 3일 기준 티웨이항공의 주가는 주당 2770원으로 올해 1월 중순에는 항공업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중 한때 3210원까지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콜옵션을 행사했다면 주당 약 1000원 가량의 주식 평가 이익 실현이 가능했다. 하지만 JKL파트너스가 이를 포기한 것으로 시장에선 JKL파트너스의 엑시트가 가까이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엑시트를 준비하는 시점인만큼 매물이 될 티웨이항공의 지분을 과도하게 늘려 티웨이항공 오너와 예비 매수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성공한 투자, 그러나 엑시트까지는 멀어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시장 상황에서 JKL파트너스가 진행한 티웨이항공 투자 결정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JKL파트너스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이 문제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004870)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의 지분 28.69%를 보유 중으로 지주사격인 예림당(036000)이 보유한 1.76%를 더하면 지분율이 30.45%에 이른다.
 
2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CPS를 인수하기 위해 세운 유한회사 더블유밸류업을 통해 전체 지분 중 25.01%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와 관계사와는 불과 5.44%포인트 차이지만 경영권을 행사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주주가 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 경우 기존 최대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본래의 목적인 매각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선 오너 일가의 지분을 비롯한 50% 가량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지난 3월29일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예림당 창업주 나춘호 회장의 장남인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 의지가 확고해져 설득력을 잃었다.
 
자사주 취득이나 모회사의 지분 취득도 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예림당을 비롯한 관계사들도 자금 부족으로 JKL파트너스에 손을 벌렸던 만큼 지분 인수 가능성도 희박하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연간 기준 부채비율은 712.11%에 달했고 유동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말에는 187.81%에서 급격하게 감소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론 89.71%에 불과했다. 
 
몸집 커져가는 티웨이항공
 
이런 와중에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여파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조건인 유럽노선 이관 수혜를 받아 운항노선에 필요한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2월13일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4개 노선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을 이관 받을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이 낙점됐다. 오는 6월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4개 노선에 순차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장거리 항공을 위한 기체 도입도 이뤄져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대형 기종으로 A330-300 1대를 도입했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 1호기는 비상탈출 시현, 시험 비행 등 안정성 평가 절차를 거쳐 3월 말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했고 오는 5월까지 A330-300기종 2, 3호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 티웨이항공의 정기 주주총회에선 외형 확대에 대한 티웨이항공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3월29일 주주총회에서 "최근 항공 시장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라며 “재편될 시장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사적인 태스크포스 구성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JKL파트너스의 매각은 한 동안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시장가로  1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하지만 치열해지는 LCC 시장경쟁과 이관 노선 운항을 위한 재원 마련 등으로 만족스러운 배당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오너 일가가 경영 전반에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을 확보하기엔 애매한 수준의 보유비율은 JKL파트너스의 보유 지분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