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 이지스자산운용)③내부 리스크로 '흔들'…혹독한 성장통
리츠부문 실무 인력 간 갈등 불거져
집단협의체 경영으로 위기 대응 소극적
공개 2024-03-21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의 위기는 주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국내사업에서도 발생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국내 사업 조직 일부에선 운용 인력 간 다툼으로 인한 파행이 빚어졌다. 하지만 내부 인력 간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매각설까지 불거지자 내부 불협화음에 의한 혼란을 수습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내부 불협화음에 리츠 사업 '흔들'
  
19일 <IB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츠부문은 업무 조정 과정에서 내부 인력 간 불화가 지속 발생했다. 지난 2021년 이지스밸류리츠(334890)를 운용하던 A상무가 리츠부문을 맡는 조건으로 이지스레지던스리츠(350520)까지 떠안게 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이지스밸류리츠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A상무로 인해 측근인 이지스밸류리츠 담당 1팀장 B이사, C차장(현 1팀장)과 이지스레지던스리츠를 담당하는 2팀장 D부장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긴 것이다.
 
갈등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 연말 A상무는 C차장이 진급 대상연차가 아니었음에도 당시 부장으로 특진시켰고, 2팀장인 D부장은 금융전략팀 팀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이어 공석인 2팀장은 1팀장이던 B이사가 맡게 됐고, C부장이 1팀장으로 발령나면서 팀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문제는 조직 내부 갈등이 운용 중인 리츠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팀장으로 이동한 B이사의 경우 이지스레지던스리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1팀은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팀장까지 포함해 3명이 업무를 도맡는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 1팀장인 C부장은 지난해까지 리츠 운용전문인력으로 등록돼있지 않아 공시책임자로 이름을 올릴 수도 없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불합리한 인사이동으로 팀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라며 “자칫 인력 이탈로 업무 공백이 생기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도 팀단위로 구성된 운용사 조직 특성상 내부 갈등으로 인한 불화가 잦을 수밖에 없다며 수긍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예상 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할 리더십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전문가 그룹인 만큼 개개인의 역량을 조율해 최적의 시너지를 내는 게 사업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오너나 확고한 리더십 부재로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협의체 통한 경영, 위기 대응 어려울 수도" 
 
이지스자산운용은 창립자인 고 김대영 전 의장 사망 이후 일종의 협의체를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사업에 대한 전문성은 강점이지만 명확한 리더십이 없는 점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직면하는 여러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통제 시스템 부재는 비단 조직원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실제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투자한 북미지역의 한 데이터센터는 지난 반기 기준으로 평가액이 0을 기록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자산 포트폴리오 내역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실제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5% 이상 주요 주주는 김대영 창업주의 유족인 손화자씨(12.40%)와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의 개인회사 지에프인베스트먼트(9.90%)가 전체 지분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외 대신증권(003540)(9.13%),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8.59%), 현대차증권(001500)(6.59%), 한국토지신탁(5.31%), 태영건설(009410)(5.17%) 등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최근 오너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지분매각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동요가 일었다. 내부적으로도 직원 이탈을 막으려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부족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와 실질적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 단장마저 손을 떼려 한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 조 단장이 소요를 무마하려 사내 메일을 통해 매각설을 일축했지만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은 모양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에 대해 현재 내부에서 발생한 잡음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경영 전반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라는 입장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최근 일부 부서에서 잡음이 들려오는 것은 사실이나 작년 말 기준 전체 임직원수는 증가했고 핵심 인력관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많이 고민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경영전반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으로 봐줄 것"을 당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