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지각변동)②부진에 빠진 DB손해보험…"반등 노린다"
괌·하와이 재해 관련 손실로 일반보험서 대규모 적자
장기보험 손익도 줄어…손실부담계약비용 관리 '관건'
공개 2024-03-11 06:00:00
보험업계가 지난해 도입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결산 실적을 발표했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 삼성화재(000810)를 제외한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등의 2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IB토마토>는 해당 보험사들의 전년도 보험영업·투자영업 분석과 함께 올해 전략, 주목해야 할 부문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DB손해보험은 지난해 결산 실적에서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양사 순이익 차이가 적고 외부감사 검토 전 잠정치라는 점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기존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DB손해보험은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모두 전년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험영업에서 장기보험 역성장이 뼈아팠다. 일반보험 손실의 경우 일회성 요인이 강한 반면 장기보험은 손해보험사의 경쟁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올해 장기보험 부문에서 특히 손실부담계약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계약 중에서도 실손보험 부문 손해율을 줄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일반보험 일회성 손실에 장기보험 부진까지
 
7일 회사 IR 자료(외부감사인 감사 결과 전 잠정치)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실적으로 당기순이익 1조53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22년(회계제도 IFRS17에 IAS39 적용 기준) 1조9469억원 대비 21.1%(4102억원)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순이익 1조5748억원)와 격차는 381억원 정도다.
 
경쟁사인 메리츠화재가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모두 성장할 때 DB손해보험은 부진하면서 양사 격차가 줄어들어 결국 역전된 것이다. DB손해보험은 보험손익이 1조5500억원으로 22.7% 감소했고, 투자손익이 4668억원으로 18.8% 쪼그라들었다. 특히 보험손익은 2022년 당시 2조원을 돌파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상황인데 올해는 타격이 컸다.
 
 
보험손익 구성은 ▲장기보험 1조3513억원 ▲자동차보험 3211억원 ▲일반보험 –1224억원 등이다. 자동차보험이 13.9% 성장했지만 장기보험이 20.3% 감소하고 일반보험이 적자로 돌아섰다. 일반보험은 2022년 순익이 276억원 정도인데, 지난해는 해외보험 부문에서 괌·하와이 재해 관련 손실을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대규모로 인식하면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DB손해보험 측은 괌·하와이 관련 손익 영향이 약 2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일반보험 손실의 경우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설용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하와이 산불 등 고액사고 관련 손실 영향이 나타났다”라면서 “복원보험료 등을 포함한 보수적 비용 인식을 감안했을 때 올해 안에 추가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보험은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 1조2637억원 ▲위험조정(RA) 변동 1112억원 ▲보험금 예실차 2433억원 ▲사업비 예실차 -157억원 ▲기타 -손실부담계약비용 -1785억원 등이다. CSM 상각액은 신계약 유입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예실차도 플러스(+)로 나타났지만 손실부담계약비용이 커졌다. 이는 IFRS17 체계서 계약 유지율 등과 같은 계리적 가정을 조정하면서 인식하게 됐다. 
 
DB손해보험 측은 컨퍼런스콜 당시 장기보험 부진에 대해 “2022년 백내장 손해액 감소 기저효과 둔화와 마스크 해제 이후 호흡기 질환 진료 확대 등으로 장기위험 손해율이 커져 보험금 예실차 폭이 축소됐다”라면서 “질병 손해율과 해약률 가정 상승으로 손실부담비용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위험 손해율의 경우 전년도 대비 3.0%p 상승한 91.5%를 기록했고, 실손보험 손해율은 갱신 보험료 인상에 따른 위험보험료 증가 영향으로 소폭 오른 113.8%를 나타냈다. 계약 유지율은 13회차가 88.9%, 25회차가 76.3%로 나타난다. 13회차 유지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업계서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올해도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의 예실차 이익(2400억원 정도)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예실차는 손해율이 중요한데, 장기위험 손해율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실부담계약비용 관련해서는 “신계약에서의 관련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할 계획으로 각 영업 부문과 협의해 통제하고 있다”라면서 “손실부담계약이 되는 계약들을 언더레이팅으로 통제하고 있고, 영업에서도 마케팅 계획에 반영해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DB손해보험)
 
투자손익 변동 커…부동산PF는 '안정적'
 
투자영업 측면에서는 손익(4668억원)이 전년도 대비 18.8%(1079억원) 감소했다. 특히 분기별로 ▲1분기 1307억원, -18.8% ▲2분기 1747억원, 13.3% ▲3분기 688억원, -63.1% ▲4분기 925억원, 27.1% 등을 나타내며 손익 하락과 증가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손익 변동은 시장금리가 오르고 내리면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에 대한 평가손익이 다르게 반영돼서다. DB손해보험은 총자산 48조5135억원에서 FVPL이 11조1741억원으로 23.0%를 차지해 높은 편이다.
 
DB손해보험 측은 “지난해 투자손익 부문은 부동산 대손충당금과 보험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라면서 “국내외 부동산 경기 악화 지속과 감독당국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요구에 따라 4분기 일부 부동산 대출 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금융의 손실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컨콜에 의하면 DB손해보험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4조원 정도다. 전부 선순위대출로 구성해 운영 안정성을 높였다.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다.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지난해 PF 대손충당금 100억원을 추가하면서 총 650억원 쌓았다.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는 약 2.5조원이며, 선제적으로 300억원 규모의 충당금과 감액 손실을 인식했다.
 
지난해 투자손익 부진은 비용보다는 투자수익 자체의 감소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비용이 2조380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0% 줄어들 때 투자수익은 2조8476억원으로 5.2% 감소했다. 특히 투자수익에서 42.4%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배당수익이 1조2086억원으로 24.8% 감소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FVPL 수익증권에 대한 수익이 원래는 이자·배당 수익으로 잡혔는데 그 부분을 기타수익으로 빼면서 감소된 것”이라면서 “기타수익 항목에서는 전년비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은 자산운용 측면에서 고이원 장기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장기 채권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고 ▲금리 변화 기회를 활용해 저이원 채권의 교체매매를 추진하며 ▲고효율 수익증권에 선별 투자해 손익 변동성을 제어한다는 계획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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