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010780)가 부진한 업황을 뚫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주주의 이익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최근 중견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까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비주택부문 '신사업'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업이익률 16%…중견건설사 중 독보적 수익성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달 자사주 70만5630주를 소각키로 했다. 회사가 당시 소각을 결의한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2.3% 규모다. 이에 따라 아이에스동서의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3089만2606주에서 3018만6976주로 감소한다. 아울러 회사는 같은 시기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도 재개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453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사안은 다가오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시행될 계획이다.
이로써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배당을 단행할 전망이다. 2022년 당시 회사는 연결 기준 매출 2조2784억원, 영업이익 345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택·건설경기 침체가 예고됨에 따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자사주 소각에 이은 현금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다시 시작키로 한 배경에는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 크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294억원, 영업이익 34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회사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2629억원으로 전년보다 23.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6.7%, 순이익률은 12.9%에 달한 것이다.
이 같은 회사의 실적은 비슷한 위치의 중견건설사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3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아이에스동서는 23위에 올랐다. 21위인
금호건설(002990)의 순이익률은 0.04%, 22위
동부건설(005960)은 0.24%를 각각 기록했다.
또한 아이에서동서는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789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기타금융자산 863억원을 보유하며 약 9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갖췄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무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라며 “올해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주신 주주들에게 보답하고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어려운 건설사업 여건 속 ‘고수익’ 비결은
아이에스동서의 높은 이익률은 보수적인 건설부문 사업 추진과 함께 이뤄진 ‘신사업’ 성장의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2021년 아이에스동서의 전체 매출 중 건설부문 매출 비중은 69.3%, 2022년에는 72.3%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건설부문이 차지한 매출 비중은 63.6%로 전년 대비 9%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국내 도급 공사 가운데 건축공사와 토목공사 매출액은 2022년 대비 소폭 성장한 모습을 보인 반면,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꼽히는 자체공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4540억원으로 2022년(1조563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회사의 ‘역점사업’인 환경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021년 2464억원이던 환경부문 매출은 2022년 4227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4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전년과 비슷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기존 건설 폐기물 중간처리 및 최종처리업에서만 발생하던 매출이 지난해 들어 ‘폐배터리 재활용업’에서도 발생하기 시작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이 경기 화성시에 연면적 8250㎡ 규모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을 준공하며 수도권 최대 규모 전체리 생산설비를 보유하게 됐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물량 급증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이에스동서는 국내 최초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이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전처리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하고, 해외 공급망을 통해 리사이클링 글로벌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자체사업 목적의 신규 용지 취득과 환경부문 투자 등으로 인한 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으나, 영업활동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재무부담을 통제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건설·환경부문을 중심으로 비교적 원활한 현금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