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머뭇'…이유는
대출 연체율 증가로 인한 충당금 '부담'
개인사업자 대출 포함 등 전반적 개선 '기대'
공개 2024-02-29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323410)만 중저신용자 포용 목표를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케이뱅크와 비바리버블리카의 토스뱅크는 전년 대비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연체율 상승 탓에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낮은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3사.(사진=각사)
 
연체율 증가에 ‘머뭇’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중저신용자 포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2개 사가 지난해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토스뱅크는 전년에 비해  오히려 대출 비중을 줄였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은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토스뱅크 31.54%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목표치인 30%를 넘겼으며, 케이뱅크는 전년 대비 비중을 키웠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토스뱅크는 같은 기간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40.37%, 상반기 38.5%에서 지난해 11월 32.3% 보다도 낮아져 지난해 말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양 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성장이 주춤한 이유는 연체율에 있다. 건전성 하락이 각 사의 주요 전략에 장애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토스뱅크가 2.6%, 케이뱅크가 3.92%를 기록했다. 전년인 2022년 각각 1.46%, 2.8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올랐다. 케이뱅크의 경우 1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중저신용자란 KCB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를 뜻한다. 중저신용자 차주는 고신용차주에 비해 비교적 다중채무자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상환 능력 변동성이 커 연체율 등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업권의 고정이하자산비율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은 것이 실적에도 반영됐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실채권이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 충당금 적립 등이 전체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증대가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전년 대비 1033억원 큰 2453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실적이 악화됐다.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3분기 714억원에서 지난해 382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상장 철회 후 재추진을 앞둔 케이뱅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상장이 진행되고 있는 토스뱅크도 마찬가지다. 토스의 간판 자회사인 토스뱅크 실적은 기업공개 과정에서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토스뱅크의 충당금은 3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29억원 대비 두배가 넘는 1706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낸 토스뱅크가 계획대로 44%의 비중으로 중저신용자를 포용했다면 이미 전년 동기 대비 128.4% 증가율을 보인 충당금 규모가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관계자는 “건전성과 중저신용자 포용 모두 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라며 "올해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포함…"중저신용자 비중 늘어날 것"
 
3사 중 유일하게 목표 비중을 넘긴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20년 말 10.2%에서 지난 2022년 말 25.4%를 넘기고 지난해에는 30%를 넘기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 카카오뱅크가 이 같이 꾸준히 비중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타 인터넷은행 대비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1.76%로 약 3년간 0.94%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타 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이 200%가량 증가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도 중저신용자 대출에 포함시키기로 한데다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 한도를 초과한 대출 잔액도 포함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 1조원으로 지난 2022년 말 1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말 1조400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3사는 2026년까지 평균잔액을 꾸준히 늘린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조8193억원으로 규모를 키운 후 2026년 5조2333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2026년까지 2조770억원, 토스뱅크는 4조7837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연체율을 관리와 함께 중저신용자 공급액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라며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범위 확대로 소상공인 차주까지 포용 금융을 실천한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