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 역대급 성장에도 현금흐름 '악화'…원인은 포스코?
충당부채·초과청구공사 감소로 지출폭 커져 '현금흐름 절반'
미청구공사 규모 2배 증가…'포스코 의존 구조' 탈피 필요
공개 2024-02-02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포스코DX(022100)가 지난해 3분기 매출증가율이 6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DX의 영업현금흐름은 2022년 3분기 86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17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운전자본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미청구공사 규모는 2배로 증가하며 현금 유입을 막고 있다. 포스코DX 매출 대부분이 포스코 그룹에서 발생하고 있어 미청구공사가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빠른 매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외형은 컸지만 현금흐름은 ‘반 토막’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DX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859억원, 영업이익은 110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같은 기간 매출(1조1527억원)과 영업이익(647억원)이 각각 28.9%, 71%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의 경우 잠정수치로서 변경가능성도 있다.
 
포스코DX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성장한 원인으로는 포스코 그룹사 중심의 수주가 도움이 됐다. 세부 정보가 공개된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포스코DX의 수주잔액 1조1887억원 중 81.4%인 9672억원이 포스코 그룹사로부터 발생한 수주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난 반면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417억원으로 2022년 3분기(867억원)보다 51.9%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반으로 줄어든 원인은 운전자본 증가때문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DX의 운전자본 지출변동액은 118억원에서 866억원으로 633.9% 늘었는데, 대부분이 충당부채 감소(538억원 지출), 초과청구공사 감소(684억원 지출) 때문으로 나타났다. 초과청구공사도 계약 부채로 현금흐름에서 부채의 감소는 현금 유출을 발생시켜 현금을 감소시킨다.
 
전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면 운전자본이 함께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포스코DX의 경우 매출 증가속도보다 운전자본 지출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다. 이러한 현금 유출입 구조가 지속되면 2030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스코DX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포스코DX는 현재 주력사업인 IT서비스 사업·엔지니어링 사업을 넘어 제조현장 로봇 자동화·스마트 팩토리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포스코DX의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성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현금흐름이 줄어드는 추세보다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
 
 
 
수주산업의 약점 ‘미청구공사’
 
미청구공사 증가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DX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2022년 말 100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396억원으로 2.4배가량 늘어났다. 미청구공사는 수주를 받아 공정을 진행했음에도 회사가 청구하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공사는 진행했지만 돈을 받지 못한다면 회사로 유입되는 현금도 줄어든다. 미청구공사가 늘어났다는 것은 포스코DX가 자체적으로 현금을 조달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미청구공사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향후 포스코DX의 현금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의 매출 구조가 포스코 그룹사 중심이기 때문에 미청구공사 리스크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DX가 보유한 포스코그룹사 관련 미청구공사액은 2067억원으로 전체 미청구공사의 86.2%에 달한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큰 곳은 포스코(1255억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348억원) 순이다.
 
아울러 미청구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포스코DX의 대손충당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DX는 지난해 3분기 유동 대손충당금을 372억원, 비유동 대손충당금을 139억원으로 설정했다. 유동의 경우 2022년 말 305억원보다 22% 증가했고, 비유동은 16.3% 감소했다.
 
따라서 미수금규모가 줄어야 현금창출력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DX가 포스코 그룹사와의 협업으로 성장한만큼 현 사업구조가 변하지 않으면 재무구조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철강 계열사인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포스코ICT(포스코DX의 전신) 시절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축사업을 한 경험 등 외부 사업 비중을 충분히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B토마토>는 포스코DX측에 연락을 취해 향후 미수금 회수 방안 및 현금흐름 개선 방안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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