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원가율 관리 실패에 '나홀로' 적자…배당 논란 우려도
2000년대 중반 이후 십수년 만에 영업이익 적자전환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지속…3분기 146억원 유출
공개 2024-02-01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원양어업이 업황악화를 겪는 가운데 사조산업(007160)동원산업(006040)의 희비가 엇갈렸다. 동원산업은 업황악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사조산업은 원가율 관리에 실패하면서 십 수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지난 2022년부터 순유출이 이어지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사조시스템즈)
 
원가율 관리 실패에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적자'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사조산업은 영업손실 45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도 12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 2006년 18억원을 손실, 2005년 89억원 손실을 기록한 이후 17~18년 만에 적자전환이다. 
 
사조산업의 원양어업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778억원 규모로, 전체 별도기준 매출액 3416억원의 52.05%를 차지하고 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원양어업 외에도 참치캔과 고추장 공장, 축산산업 등 수익을 포함한 금액이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3분기 6.07%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 배경에는 원가율 비중의 급격한 증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원양어업은 참치 어획령과 어가 추이, 국제 유가, 환율 등에 실적 변동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부터 원양어업부문은 횟감용 참치 소비감소에 따른 어가 하락과 선박 수리 일정 집중 등에 따른 조업일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이와 함께 통조림용 참치원어 등 원부재료 가격부담도 지속됐다. 
 
이에 사조산업의 원가율은 3분기를 기준으로 2022년 90.17%에서 지난해 97.48%로 약 7%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리스로 인해 현금 8억4200만원이 유출됐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8억500만원)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원양어업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원산업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2.3%포인트 증가한 80.06%에 그치면서 영업이익률 15.10%를 유지했다. 직전연도 동기 대비로는 2.83%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원양어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횟감용 참치의 가격이 하락한 반면 캔 참치의 가격은 변동이 크지 않았다"라며 "이 때문에 캔 참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은 동원산업은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반면 횟감용 참치 비중이 높은 사조산업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2년 연속 마이너스 기록 전망
 
사조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사조산업의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6억원이 순유출되며 음수전환했다. 지난 2022년 처음으로 59억원이 유출된 이후 2년째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기록한 지표다. 이는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신규 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매출채권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115억원 증가하면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8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은 회수 기간 안에 받는다면 정상 매출로 처리되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악성 채권화해 대금을 떼이는 등 손실로 작용할 수 있다. 매출액을 매출채권으로 나눈 매출채권회전율은 지난 2022년 말 6.62회에서 4.17회로 줄었다. 일자로 따지면 회전기간이 55.14일에서 87.5일로 증가한 것이다.
 
다만, 업체 측은 올해 들어 원양어업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선 만큼 영업이익 개선과 함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플러스(+)로 전환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법 승계' 논란 속 올해도 배당금 지급 이어질까
 
연말 배당금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사조산업은 지속적으로 배당액을 확대해오면서 2019년 7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15억원, 2022년 1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9년 128억원 손실에서 2020년 74억원으로 흑자전환, 2021년 448억원, 2022년 699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당기순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공시를 통해 배당 실시 여부와 배당 금액 등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나,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이 지난12월31일로 정해졌다. 사조산업은 향후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결의 공시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조산업의 배당금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인 만큼 편법승계 논란 속 배당금 지급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사조산업의 지분은 3분기 말 기준 사조시스템즈가 30.68%, 주진우 회장이 14.24%, 주지홍 부회장이 6.80%, 윤성애, 임태기 등 특수 관계자가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진우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을 합한 비율은 총 22.29%다. 이외에 기타 36.47%, 사조오양 3.98%, 사조랜더텍 3.01%, 삼아벤처 3%, 사조농산 0.28%, 캐슬렉스제주 0.15%, 사조산업 0.14%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사조시스템즈의 경우 지난 2022년 말을 기준으로 주지홍 부회장이 39.7%, 주진우 회장이 1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약 57.6%에 달한다. 현재 사조그룹의 구조는 주지홍 부회장-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계열사로 이어져 있으며, 사조시스템즈가 사실상 사조산업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와 관련, 사조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배당금이 4월달에 지급됐다"라며 "배당금 지급 규모 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