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영업이익률 1위…'한섬' 제쳤다
패션업계 수익성 '중국사업'에서 갈려
삼성물산·이랜드월드, 영업이익률 개선
한섬·LF·신세계인터내셔날, 수익성 감소
공개 2024-01-10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가 상승 압박 등으로 패션업계가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 내 수익성 1위를 기록하던 한섬(020000)의 영업이익률이 6%대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028260) 패션이 영업이익률 9% 후반대까지 수익성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에서도 한섬을 제쳤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 2년 새 수익성 '고성장'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 3분기 순매출액은 최근 패션업계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1조505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1조4593억원)대비 3.19% 높은 수치다. 
 
매출액이 상승함에 따라 영업이익도 1327억원에서 1478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 증가에는 중국법인의 실적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 2002년부터 상해에 법인을 설립하고 빈폴과 라피도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에 중국에서 의류 생산과 판매업을 담당하고 있는 법인인 삼성 패션 트래딩 상하이의 실적도 지속 성장해 왔다. 
 
지난 2020년 매출액 1391억원에서 2021년 1562억원, 2022년 1612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143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97억원에서 2022년 126억원, 지난해 3분기 206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3분기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중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3.87%에 이른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패션기업들의 수익성 성장에는 중국 등 해외 실적 성장등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이랜드월드 역시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에 따라 지난해 들어 해외패션 부문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랜드월드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7%를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 1.85%대비 약 2.72%포인트 고성장했다. 중국법인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이 7388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6954억원) 대비 6.24%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22.4%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LF, 영업이익률 '뚝'
 
지난 2021년부터 1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업계 내 수익성 1위를 기록하고 있던 한섬은 지난해 3분기 6.41%까지 하락했다. 직전연도 동기 영업이익률이 10.93%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52%포인트 급감한 수치다. 앞서 한섬은 지난 2021년 이후 영업이익률 10.9%대를 유지해왔다. 한섬 측은 신규 브랜드 론칭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원가는 2022년 38.33%에서 지난해 39.64%로 확대된 가운데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판매비와관리비 비중은 50.32%에서 53.43%로 증가했다. 중국법인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편인다. 한섬은 한섬 중국에서 의류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인 한섬상해(상무)유한공사를 운영하는 중이다.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분기순손실은 지난해 8억9083만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5억9744만원)대비 증가했다. 매출액은 13억원에서 18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액 대비 0.18%에 불과했다. 
 
한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의류시장 위축과 해외 브랜드 론칭, 영업망 확대 등 신규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며 "올 상반기에는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 국내 1호 매장을 성수동에 오픈하는 등 신규 고객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한섬·삼성물산 패션 부문과 함께 국내 패션업계 상위 5개 기업 중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등도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8.54%에서 3.61%로, LF는 5.10%에서 2.98%로 하락했다.
 
LF의 경우에도 의류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 법인의 매출액은 중국 6억원, 베트남 104억원 수준으로 2개 법인을 합해도 전체 비중에서 1.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중국 내에서 의류·화장품 판매업을 담당하는 중국 법인인 기이가무역(상해)유한공사의 매출액이 87억원에 불과한데다 영업손실도 3억원을 기록했다. 스위스 법인이 매출액 69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이 역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6%에 불과했다. 중국과 스위스의 매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2%에 그쳤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끌로에' 등을 정리한 영향으로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PB) '텐머스'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판관비 비중도 52.46%에서 57.90%로 증가했다.
 
시장에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위 패션업체의 경우 안정적인 고객기반과 대규모 투자를 미루면서 재무상태를 유지하겠지만, 하위 업체의 경우 높은 실적변동성과 재무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 신중학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둔화된 국내외 의류소비 추이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특히 영업현금창출력이 제약과 의류업체의 높은 운전자본 변동성을 고려 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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