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수익성 개선 전망이통3사, 너도나도 인공지능(AI) 사업으로 신성장동력 발굴게임업계, 장르 다양화로 지식재산권(IP) 늘려 실적 회복 기대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2023년 전자 및 IT 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다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진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신사업으로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인공지능(AI) 그래픽장치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통신3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게임업계도 외형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장르 다변화를 통해 지식재산권(IP) 라인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흥/화성 캠퍼스에서 반도체 R&D단지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쇼크' 딛고 HBM으로 반등 가능할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이 올해도 이어지며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1~3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12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누적 8조7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는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더불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등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AI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HBM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보다 단가가 7배 정도 비싸 판매 시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인공지능(AI) 서버 출하량은 올해와 비교해 38% 늘어난 168만대로 추정된다. 내년 HBM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회복할 계획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로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HBM 호조에 힘입어 D램 분야는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에 이어 5세대 제품인 HBME3도 양산에 돌입해 엔비디아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충북 청주에 있는 MBM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2025년 완공 예정인 신규 공장M15X에도 HBM 생산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와 제품 적합성 테스트를 마치고 HBM3·HB3E 공급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는 내년 HBM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내년 3분기까지 천안과 온양에 있는 패키징 라인에 HBM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천안·온양 패키징 라인에서는 HBM3를 비롯해 HBM3E 등 차세대 제품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SKT 홍보모델이 에이닷 통역콜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이통3사,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 도약할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3사는 일제히 비통신 분야인 인공지능(AI)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국내 유·무선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AI를 비롯한 신사업을 통해 향후 수익성을 강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017670)은 AI인프라, AI 전환(AIX), AI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AI 서비스 추진을 위한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 체계는 AI서비스사업부, 글로벌·AI테크사업부, 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은 최근 SKT 에이닷 AI 전화를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출시했다. 향후에도 에이닷을 AI 개인비서로 고도화할 전략이다.
KT(030200)는 김영섭 대표를 새롭게 선임해 장기간 지속된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고 글로벌 ICT 기업으로 변모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AI 기술 역량강화를 위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연구단계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과정에서 기존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를 통합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하고, 태국의 정보통신 기업인 자스민 그룹과 공동 사업화 협력을 추진하는 등 ‘믿음’ 사업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032640)도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경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내년 상반기에는 통신 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익시젠’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AI컨택센터(AICC), 소상공이 AI 솔루션 등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도 내놓는다. 내년 CES 2024에 임직원 참관단을 투입해 AI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참관단은 AI 사업 전략 및 상품 개발을 맡고 있는 성준현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상무) 등 사내 AI 및 모빌리티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다.
(사진=네오위즈)
게임업계 불황 지속 신작으로 수익성 개선할까
게임업계는 올해 넥슨 외에는 다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진 가운데 그동안 국내 주류로 인식됐던 리니지라이크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에서 탈피해 장르를 다변화해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블록체인과 연계하는 등 신사업에 투자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지스타2023에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게임으로 대표되는 리니지를 벗어나 PC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7종 신작을 발표했다.
네오위즈(095660)의 경우 콘솔 게임의 불모지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소울라이크 장르 수작인 'P의 거짓'을 선보여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게임 대상을 비롯해 6관왕을 달성했다.
올해는 서브컬처 장르 게임이 새로운 주류 게임으로 올라섰다.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시프트업은 미소녀 3인칭 건슈팅 게임인 ’승리의 여신: 니케’가 전세계에서 흥행하면서 2022년 흑자로 전환하고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제기됐다.
드래곤플라이(030350)와
웹젠(069080)도 내년을 책임질 신작으로 각각 미소녀 수집형 역할수행(RPG) 게임 ‘아도르: 수호의 여신’, ‘테르비스’를 선보였다.
위메이드(112040)의 경우 최근 위믹스를 업비트를 제외한 4대 원화거래소(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상장 및 재상장했다. 내년 1분기에는 MMORPG 흥행작 ‘나이트 크로우’를 블록체인 게임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컴투스홀딩스(063080)도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에 기술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