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강관 시장 불황인데 '나홀로 성장'…그 비결은
수출량에 맞먹는 미국 현지 생산…에너지 시장 수요에 대응
해상풍력 시장 진출로 전방 시장 변화에 매출 다변화 시도
공개 2023-12-28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제강(306200)이 철강업계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올해 높은 유가와 가스 가격으로 인해 강관 수요가 늘어나며 외형성장과 수익성 모두 잡았다. 현재 한국산 강관은 미국 수출에 있어 생산량을 제한받고 있지만 세아제강은 미국 생산 법인이 강관 판매량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는 에너지용 강관 수요 감소 가능성이 불거지며 향후 전망 역시 어둡지만 세아제강은 이를 대비해 해상풍력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인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수출량은 쿼터 제한, 현지 생산이 매출 확대 이끌어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아제강 매출액은 1조4235억원, 영업이익은 18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1조3765억원)과 영업이익(1778억원)에서 각각 3.4%, 5.5% 성장한 수치다.
 
아울러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12.9%에서 올해 3분기 13.2%로 0.3%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철강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휴스틸(005010)넥스틸(092790) 등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세아제강은 이례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세아제강이 수익성을 키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고부가가치 에너지용 제품 판매량 증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달러강세에 환율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아제강 측은 수입 원자재 등으로 환율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한국산 강관에 대해 연간 103만톤의 수출 쿼터를 적용하고 있다. 세아제강이 부여받은 연간 수출량은 27만톤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강관에 대해서는 수출 쿼터가 적용되지 않는다.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을수록 쿼터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세아제강은 한국에서 강관을 제조해 미국에 수출할 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강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강관 공장을 인수해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연간 생산량은 25만톤 수준이다. 세아제강의 미국 수출량과 맞먹는 생산능력이다. 당시 미국 내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짙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생산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에서 강관을 생산할 경우 관세 등 비용이 절감되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아울러 수출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에너지용 강관 수요도 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 운송에 사용되는 강관은 일반 배관용 강관보다 합금 함량 등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다. 여기에 지난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들이 많이 추진돼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미국에서 새로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많이 추진됐다.
 
이에 세아제강이 미국 현지에서 강관 생산을 하고 있어 수익성을 키웠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내 강관 생산자 가격 지수는 지난해 2월 640.992를 기록한 이후 국제 유가와 흐름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11월 생산자 가격 지수는 481.631로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0년 8월(322.8) 급등 이전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는 미국 내 강관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아제강의 실제 판매량도 늘어났다. 세아제강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생산량은 68만852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1만6458톤)보다 11.7% 증가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생산량의 45%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방산업 변화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추진
 
철강산업은 전방산업의 수요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에너지 프로젝트 붐이 끝날 때가 되면 강관 산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세아제강은 안정적인 수익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신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영국 현지에 모노파일 생산법인인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지난해 7월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공장은 2025년 완공할 예정으로 2025년 이후부터 해상풍력 관련 매출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아윈드는 1조5000억원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구조물 수주를 받았지만 양산 이전 선수주로 매출이 본격화된 상태는 아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아제강의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량은 6만~7만톤으로 파악된다. 해상풍력 구조물 판매량은 내년 8만톤, 2025년에는 1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수는 존재한다. 해상풍력 시장의 고비용 문제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문제,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에 따른 건설 비용 증가가 변수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확대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비용이 이를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인플레이션의 완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한 각 국 정부의 세제 정책이 확대되어야 해상풍력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아제강의 그룹사인 세아홀딩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아제강의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프로젝트 증가에 따라 강관 수요가 늘어나며 수출량이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방산업은 등락이 있기 때문에 향후 해상풍력 등 새로운 수요를 개척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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