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3)상저하고 IPO시장…이면엔 주도주 중심 '명암'
상반기 IPO 가뭄 하반기 대어급 흥행 성공으로 반전 성공
공모가 대비 수익률 600% 상회 역대급 기록 쏟아져 나와
공개 2023-12-27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한파 속에서도 스팩과 이전상장을 제외하고 총 84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총 공모금액은 3조5859억원으로 이중 코스피 시장 상장은 6개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는 78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수익률 측면에선 22일 기준 코스피 신규 상장 종목의 수익률은 95.78%, 코스닥 시장의 수익률은 34.02%를 기록했다. 견조한 수치를 한꺼풀 걷어보면 일부 대형주와 시장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 시장을 이끌었고 84개 종목 중 절반에 가까운 38종목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하반기 두 마리 대어 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
 
(사진=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올해 IPO 시장 가뭄은 하반기 대어급 두 종목의 등장으로 마른 갈증을 해갈할 수 있었다. 하반기를 달군 두 종목은 두산로보틱스(454910)에코프로머티(450080)다. 두 종목은 각각 공모액 4212억원, 4192억원 규모로 하반기 IPO 시장을 이끌었다.
 
두산로보틱스의 대표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공동으로 맡았다. 공개되는 1620만주 중에서 공동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486만주를 배정받았다. 인수금액은 1263억원에 달해 이번 딜로 얻을 인수대가는 인수금액의 0.1%인 12억6300만원으로 책정됐다.
 
공모금액에선 2위를 기록했지만 IPO시장의 화제인 종목은 단연 에코프로머티였다.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달군 개인투자자들의 2차전지 투자 열풍에 이은 것으로  IPO업계에선 에코프로머티의 상장이 2023년 IPO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에코프로머티로 IPO업계 주관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4분기 초순까지도 주관실적 3위라는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에코프로머티 한방으로 그토록 염원하던 주관 실적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고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NH투자증권도 단숨에 2위로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최고 수익률 LS머트리얼즈...주관사 KB증권 뒷심
 
12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사진 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이사,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이상호 LS전선 전무, 박성원 KB증권 부사장,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이 기념쵤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올해 IPO 시장 수익률 1위는 LS머트리얼즈(417200)가 차지할 전망이다. 22일 종가 기준 LS머트리얼즈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682.50%로 2위인 에코프로머티의 420.7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LS머트리얼즈의 상장일은 지난 12월12일로 아직 상장한지 1주일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상장 첫날 공모가인 6000원 대비 300% 오른 2만4000원에 거래를 마친데 이어 다음날에도 상한가인 30.00%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하반기 시장의 화제주로 등극했다.
 
LS머트리얼즈의 상장은 KB증권과 키움증권(039490)이 대표상장주관사를 맡았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이번 IPO에선 발행되는 1462만5000주 중 603만2812주를 배정받았다. 양사의 인수금액은 361억원에 달하며 이번 딜로 얻을 인수대가는 총 공모금액의 2.0%에 해당하는 7억2393만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KB증권은 2023년 9월까지 IPO주관 실적에서 0이란 참혹한 성적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차분히 트랙레코드를 쌓아갔고 올해 마지막 상장 종목인 DS상장이 마무리되면 KB증권은 2023년 IPO시장 주관실적에서 7000억원 고지를 돌파할 전망이다.
 
최저 수익률 토마토시스템
 
지난 4월27일 열린 토마토시스템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 본부장, 이상돈 토마토시스템 대표이사,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올해 공모가 대비 최저 수익률은 토마토시스템(393210)이 될 전망이다. 토마토시스템의 22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77.09%다. 뒤를 이어 근소한 차이로 삼기이브이(419050)가 –73.68%로 2위를 기록했고 –70.95%를 기록한 나라셀라(405920)가 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최저 수익률은 공모가 책정에서의 시장의 기대를 초과하는 가격 설정이 주요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마토시스템은 예비심사 청구 당시 희망공모가격 밴드를 주당 1만3300원에서 1만7100원으로 예정했다. 하지만 실제 공모에선 이를 최대 30%가량 상향된 주당 가격은 1만8200원에서 2만2200원으로 희망밴드가 결정됐다.
 
토마토시스템의 상장 주관사는 교보증권(030610)이다. 교보증권은 토마토시스템에 대해 꾸준히 흑자경영을 이루고 있고 2020년부터 보인 매출 성장성을 근거로 해당 공모가를 책정했다. 실제 지난해 솔루션 사업과 대형 수주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토마토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액은 270억원, 영업이익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399% 성장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4월11일 종료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조사에서 363.2대 1이란 비교적 준수한 경쟁률을 보였지만 기관 투자자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384개 기관이 밴드 최하단인 1만8200원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모가는 희망 밴드 최하단인 1만8200원으로 확정됐고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19.5% 하락한 1만4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주가하락은 계속돼 12월22일 기준 토마토시스템의 주가는 4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과제를 던져준 파두사태
 
(사진=파두)
 
상반기와는 달리 연이은 대어급 상장으로 오랜만에 훈풍이 돌았던 하반기 IPO시장에도 한번의 위기가 있었다. 소위 ‘파두사태’라 불리는 하반기 상장사 파두(440110)의 실적 쇼크가 그것이다.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는 지난 8월 기술특례상장을 앞두고 올해 추정 매출액을 1203억원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상장 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3억2100만원의 매출을 거두며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80억원에 그쳤다.
 
실적발표 후 주가는 폭락해 11월9일 하한가인 29.97% 하락한 2만4300원에 거래를 마친데 이어 다음날에도 전날 대비 21.93% 하락한 1만8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 기조가 가시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소폭 회복했지만 22일 현재까지도 여전히 공모가인 3만1000원 보다 낮은 2만원 초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실적 쇼크 이후 파두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당장 금융당국은 파두사태 관련 상장 주관사에 대한 조사뿐 아니라 IPO 심사 절차와 상장주관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파두의 소액 주주들은 증권관련집단소송에 대거 참여의사를 밝혔고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고 경쟁률 에이엘티, 오버행 이슈 탓 수익률은 마이너스
 
(사진=에이앨티)
 
올해 IPO시장에서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종목은 에이엘티(172670)다. 지난 7월27일 상장된 에이엘티는 최종 청약경쟁률에서 2512.15대 1을 기록해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앞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도 183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희망 공모밴드인 1만6700원에서 2만500원를 초과한 2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7조654억원,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올해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 대비 4배 이상의 소위 ‘따따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전체 상장 주식 중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풀릴 수 있다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투자자들 사이에 돌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실제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387만5905주로 전체 상장 예정 주식수의 4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마저도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바뀌면 유통 가능 물량은 48.5%로 늘어나고 8월부터는 54.5%의 물량에 대해 거래가 가능하다.
 
에이엘티는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9.80% 하락한 2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2만원 초반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12월 들어서도 2만원 초반대에서 횡보 중이다.
 
다만 회사 자체의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에이엘티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전문 후공정 업체다. 주된 분야는 반도체 테스트로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최종 패키징이 끝난 칩 대상의 테스트를 주로 진행한다.
 
2020년부터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20%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공모 당시 약속됐던 제2공장에서 신규 제품군이 테스트 중이다. 현재 1분기 착공을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고 이어 국내 팹리스 기업의 고성능 전자파 차단 반도체에 대한 테스트, 패키지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