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티웨이항공(091810)이 부채 규모 감축 대신 결손금 규모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은 특성상 항공기 리스부채, 선수금 등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들이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부채총액을 줄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손금 감축을 통한 자본총액 확대가 재무구조 개선에 적절한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노선 사업으로 순이익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결손금 감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이 올해 도입한 A330-300 항공기(사진=티웨이항공)
부채 감축보다 결손금 줄여 재무구조 개선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901억원, 누적 순이익은 71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항공 수요가 낮았던 지난해 3분기(매출 3119억원, 순손실 1412억원)보다 매출은 3.2배 증가했고 순손실에서 순이익으로 전환됐다. 올해 세계 각국이 방역조치를 해제하면서 여행수요가 급증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순손실을 이어갔다. 각 국의 방역 정책에 따라 해외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항공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적자에 항공기 임대비용 등 금융비용 지출로 순손실이 3년 연속 이어졌다. 티웨이항공의 순손실은 2020년 1379억원, 2021년 1562억원, 지난해 1187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결손금 규모도 커졌다. 티웨이항공의 결손금은 2020년 1242억원에서 지난해 384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순이익으로 전환됨에 따라 결손금이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준 티웨이항공 결손금 규모는 319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7% 줄었다. 결손금이 줄면서 티웨이항공의 자본총액도 지난해 말(594억원)에서 올해 3분기 1367억원으로 130% 늘었다. 자본총액이 늘면서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655%에서 818%로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업계 특성상 자본총액 증가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부채를 줄이거나 자본총액을 늘리는 방식이 사용된다. 그러나 항공업계 특성상 부채비율을 낮추기 어렵다. 항공사들은 임대를 통해 항공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리스 부채 규모가 큰데다 항공권 예매 금액이 선수금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티웨이항공의 리스부채와 선수금은 각각 3841억원, 1819억원에 달한다. 전체 부채총액(1조1185억원)의 34.3%, 16.2%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준 리스부채(3635억원)와 선수금(1573억원)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5.6%, 15.6% 늘었다. 두 부채의 증가는 항공기 운용 규모가 늘고 향후 매출 증가로 해석할 수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수금 부채는 내년 여름철 성수기 이전에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총계를 늘리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4월 유상증자를 한 차례 단행한 바 있는데다 재무적투자자(FI)인 더블유밸류업(지분율 20.47%)의 투자금 회수 및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004870)(지분율 28.69%)의 지분율 하락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사리 유상증자를 다시 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순이익 확대를 통해 결손금을 지속적으로 줄여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순이익 확대 방안은 ‘장거리 국제선’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국제선 사업을 강화해 순이익을 늘린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중·장거리 국제선은 저가항공사(LCC)들의 경쟁이 덜한 데다 장시간 운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정비 비중을 낮출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부터 LCC간 경쟁이 덜한 인천-시드니, 인천-싱가포르, 인천-울란바토르 등 중거리 국제선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티웨이항공은 업황이 어려웠던 지난해에도 중거리용 항공기(A330-300 기종) 3대를 도입해 신규 중거리 노선에 투입했다. 항공기 도입 자금은 지난해 JKL파트너스의 유상증자 참여로 조달했다. 중거리 노선까지 국제선 사업을 확장하며 3분기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매출 비중은 48.7%(지난해 3분기)에서 81.7%로 급증했다. 티웨이항공은 2027년까지 항공기 운영규모를 현재 30대에서 50대까지 늘려 중·장거리 노선을 계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선 확대 전략은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추진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양사의 합병에 따른 독점을 우려해 독점해소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전제로 유럽 4개 도시(로마, 프랑크푸르트, 파리, 바르셀로나)의 슬롯(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을 티웨이항공에 넘겨 독점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2027년 항공기 확대 계획에 맞춰 해당 노선의 운항을 성사시킨다면 중·장거리 국제선 사업의 효과가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관련 업계도 티웨이항공의 향후 중·장거리 확대 전략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016360)은 내년도 티웨이항공의 매출액을 1조4220억원, 영업이익을 1890억원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매출 1조3100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보다 각각 8.5%, 15.2% 증가한 수치다. 그에 따라 결손금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시기를 2025년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2025년에는 티웨이항공의 이익잉여금이 350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