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5대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안정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제외한 5대 저축은행이 모두 총자산 규모를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분기 당기순이익도 지난 분기보다는 개선됐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 지난해 수준까지는 갈 길이 멀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자산건전성 여전히 위태
5대 저축은행(SBI저축, OK저축, 한국투자저축, 웰컴저축, 페퍼저축)이 브레이크 없는 자산건전성 하락세에 허덕이고 있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웰컴 저축은행을 제외한 5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일제히 올랐다. 5대 저축은행의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SBI저축은행 5.86% △OK저축은행 7.11% △한국투자저축은행 4.97% △웰컴저축은행 7.54% △페퍼저축은행 10.13%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이 5대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지난해 동기 3.3%보다는 6.83%p, 2분기보다는 2.8%p 올랐다. 자산건전성 지표가 모두 건전성 악화를 나타내고 있다.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7.17%에서 28.86%로 올랐다.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이란 부실여신 중 손상이 예상되는 비율로 고정과 회수의문 등 채권 분류 단계별로 손실위험도를 가중해 산출한 수치다. 3분기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총여신은 4조3644억원이다. 이 중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여신의 합계인 부실여신이 261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1467억원보다 1145억원 증가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770억원에서 2507억원으로 225.6% 증가했다. 총여신이 5조5546억원에서 감소한 것에 비해 고정이하여신은 증가해 건전성 수치가 모두 악화된 것이다.
5대 저축은행 중 네 곳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것에 비해 웰컴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을 소폭 개선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분기 7.58%에서 0.04%p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의 5.1%까지 하락하지는 않았으나 업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건전성 방어에 성공했다. 웰컴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은 부실여신이 감소한 덕분이다.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지난 2분기 1444억원에서 3분기 1557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부실여신이 지난 2분기 2523억원에서 2037억원으로 감소하면서 고정이하분류여신을 4034억원에서 3866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여신 연체율은 5대 은행 중 OK저축은행이 7.38%로 가장 높았다. 웰컴저축은행이 7.09%로 뒤를 이었으며, 페퍼저축은행이 6.88%, 한국투자저축은행 4.33%, SBI저축은행이 2.95% 순이었다. OK저축은행이 부동산 업종에 실행한 대출금은 총 3조3144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PF 연체액은 935억원, 건설업 498억원, 부동산업 1014억원으로 각각의 연체율은 9.07%, 10.52%, 5.6%로 건설업에서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부동산PF대출에서 8.35%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연체율을 보였으나 건설업 관련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3개월 간 5.32%p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당기순익 평년 수준 회복 먼 얘기
2분기에 이어 당기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 가장 큰 규모로 당기순익이 감소한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796억원으로 누적 기준 2573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3분기 5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누적기준 62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저축은행은 페퍼저축은행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에도 24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페퍼저축은행의 손실액은 677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익 감소 폭도 SBI저축은행의 뒤를 이었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1127억원 감소했다. 다만 지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은 2분기 대비 분기당기순익을 올리는 데에는 성공해 회복의 기미를 보였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악화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저축은행들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기조와 건전성 리스크 관리로 관련 지표 악화 속도가 둔화되거나 일부 개선되고 있다"라면서 "본입찰에 참여한 민간 유동화 전문회사를 통해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 매각이 이뤄진다면 일부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업황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다수 저축은행들이 보수적인 건전성 분류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둔 만큼, 업권의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히 확충된 상태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