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만년 연구개발 '꼴찌'…자체 파이프라인 확대 언제쯤
올해 상반기 R&D 비중 2%대 기록했지만…유사기업 중 최하위
주요 파이프라인 3개뿐…기술도입 등 R&D 확장 시도
매년 50억원 바이오 산업 투자나서…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관심
공개 2023-11-13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여전히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진한 기업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바이오산업에 매년 50억원 이상 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다른 제약사에 비해 연구개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은 지금까지 기술도입(License-in) 계약, 비만 치료제 사업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등으로 R&D 투자에 의지를 보였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사진=광동제약)
 
상반기 연구개발비율 2%대 진입했지만…여타 제약사 대비 저조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90억원(연구개발비율 2%)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의 최근 10년간 연구개발비율을 살펴보면 2013년 1.2%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1%대에 머물다가 2016년 0.8%까지 떨어졌다. 다음해 바로 1%대로 복귀해 2019년 1.1%, 2020년 1.3%, 2021년 1.5%, 2022년 1.6% 순으로 늘어나 올해 상반기 2%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유사 기업과 비교해 부진한 수치다.
 
실제 광동제약 연구개발비율은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구개발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부터 살펴보면 일동제약(249420) 574억원(19.2%), 대웅제약(069620) 989억원(16.75%), 녹십자(006280) 1062억원(13.6%), 한미약품(128940) 912억원(13%), JW중외제약(001060) 58억원(11.4%), 유한양행(000100) 869억원(9.3%), 한독(002390) 205억원(7.62%) 순이다. 유사기업 가운데 연구개발비율이 가장 낮은 한독과 비교해도 5.6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자체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 개수도 유사기업들에 비해 적다. 광동제약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연구개발 실적은 치매치료제(KD501), 비만치료제(KD101), 여성 성욕 저하 장애 치료제(KD-BMT-301) 등 3개다. 여기에 KD501은 임상 2상을 완료한 후 현재 제품 개발을 보류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파이프라인은 2개뿐이다.
 
유사기업들의 기술도입 연구를 제외한 개량신약 및 신약 등 진행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 개수를 살펴보면 유한양행(12개), 녹십자(9개), 대웅제약(11개), 한미약품(22개), JW중외제약(24개), 일동제약(9개), 한독(10개)다. 광동제약보다 매출 규모가 작은 JW중외제약, 일동제약, 한독 등과 비교해도 두드러지게 적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상황이다.
 
 
광동제약이 R&D에 소극적인 투자 양상을 보인 것은 식음료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신약개발 제약사들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적극적인 신약개발에 나서지만, 광동제약은 안정적인 매출을 견인하는 식음료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동제약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4439억원이다. 이 가운데 음료 등 식음료(F&B) 영업 매출이 246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5.6%를 차지했다. 약국 영업으로 분류된 에너지드링크 비타500 매출(94억원, 2.1%)까지 합하면 전체 매출의 4분의 3 가량이 식음료 매출로 잡히는 것이다.
 
무늬만 제약사 꼬리표 떼기 집중…신규 파이프라인 도출 관심
 
이에 광동제약은 '무늬만 제약사'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비만치료제(KD101) 오픈이노베이션에 이어 올해 기술 도입 등 R&D투자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바이오산업에 매년 5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에도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광동제약은 올해 5월 이탈리아 기업인 키에시(Ciesi Farmaceutici)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광동제약은 키에시와 락손(RAXONE), 엘파브리오(ELFABRIO), 람제데(LAMZEDE) 등 총3개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3개월만에 키에시와 국내 독점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락손이 국내 유통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또한, 광동제약의 자체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비만치료제도 지난해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 확대에 나섰다. 의료용 마크로니들 플랫폼 기업인 쿼드메디슨과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본격적인 바이오 산업 투자의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체 신약개발에도 힘쓸지 기대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 신용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바이오 산업의 높은 위험을 감안해 직접 진출을 지양하고 올해부터 바이오 산업에 매년 5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동기 연구개발비(64억원)와 올해 연구개발비(90억원)를 비교하면 30억원 가량 투자 규모가 늘었다.
 
광동제약은 기술도입으로 성과를 내고 기존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자체 파이프라인 발굴 및 확대가 숙제로 남은 상황이다. 특히 광동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등 유동성 자산 포함)은 2395억원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했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확장을 하더라도 유동성이 문제 되지 않는 상태다. 
 
<IB토마토>는 광동제약 측에 R&D 비용 확대 및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 방안 등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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