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SK온(에스케이온)이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SK온은 재무부담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회사채 등급인 A+등급을 부여받은데다 올해도 매출 성장이 예상되면서 모집에 무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SK온은 모집한 자금을 미국 공장에 투자해 해외 생산 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SK온 미국 캔터키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사진=SK온)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2년 만기인 제4-1차 무보증사채 650억원, 3년 만기인 제4-2차 무보증사채 1350억원을 모집했다. 당초 SK온은 1차 모집 규모를 800억원, 2차 모집 규모를 1200억원으로 정했으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각 차수별 회사채 모집 규모를 변경했다. 수요예측 결과 4-1차에 650억원이 모였고 4-2차에 1650억원이 몰렸다. SK온은 당초 회사채 발행 규모를 3천억원으로 정할 방침이었으나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해 발행 규모를 2천억원으로 축소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회사채 모집 공동 주관회사는 두 회사채 모두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희망금리는 두 회사채 모두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 KIS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에서 최종적으로 제공하는 A+등급 2년과 3년 만기 무보증사채 등급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서 -0.3%포인트 내지 0.3%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이 제시됐다. 4사의 2년만기 A+등급 회사채 수익률의 산술평균은 5.188%, 3년만기물은 5.463%다. 모집 물량은 두 회사채 모두 30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SK온은 해당 자금을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SK온은 미국 포드자동차와 합작한 배터리 생산 법인인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블루오벌SK는 미국 캔터키주 글랜데일 공장과 테네시주 스탠튼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두 공장은 SK온 최초의 미국 생산 기지로서 2025년부터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생산 규모는 캔터키주 공장이 86Gwh(기가와트시)이고 테네시주 공장이 43Gwh다.
SK온은 중대형 전기차용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전기차 시장이 올해 상반기 이전까지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SK온의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SK온은
현대모비스(012330),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폭스바겐, 포드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온 매출은 7조14억원으로 반기만에 지난해 상반기 매출(2조5479억원)보다 174.8% 증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7조6178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온은 2021년 매출 발생 이후 현재 투자에 따른 차입 부담이 큰 편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SK온의 총차입금은 13조662억원이고 순차입금은 9조302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83.4%이고 차입금 의존도는 47.2%를 나타내고 있다. SK온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대기아차와 배터리셀 합작 법인 투자도 예정되어 있다. 그에 따른 추가적인 지출이 불가피해 향후 재무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일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생산지 확대 과정에서 초기 고정비 부담 확대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안정화 및 미국 세액 공제 혜택 등으로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