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 힘주는데 성장세 주춤…해외 공장서 답 찾을까
3분기 실적 전망치 시장 기대 하회…방산 실적은 소폭 개선 머물러
방산 분야 강화 행보 대비 미흡 평가…폴란드 생산 기지 신설 가능 높아
공개 2023-10-18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풍산(103140)이 방산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올해 3분기 방산 분야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럽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원되는 포탄을 두고 설왕설래가 계속되는 탓에 수출 지연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탄약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된 탓이 원인이라 풀이되고 있다. 이에 풍산이 해외 생산 기지 건설로 방산 사업의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풍산 서대문 본사(사진=풍산)
 
시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방산 성장세 둔화
 
16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3분기 풍산 매출은 1조111억원으로 관측된다. 이 중 방산분야의 매출은 206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9억원으로 전망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 풍산 매출을 1조200억원, 영업이익은 46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3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잡히자 예상치가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풍산의 방산 사업은 전년대비 호조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풍산의 방산분야 매출은 452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777억원)보다 19.7% 성장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1979억원)에 비해 4.5%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풍산은 그동안 꾸준히 방산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부터 방산 전문가인 박우동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에는 방산 분야를 독립시켜 풍산 디펜스를 설립하고자 하는 시도도 있었다. 풍산이 방산 분야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방산 분야의 매출 비중은 2021년 이후 30%를 밑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의 방산 사업 비중은 2020년 27.3%, 2021년 21.1%, 2022년 20.6%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방산 사업 비중은 25.8%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풍산의 방산 수출 둔화가 국제 정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분야인 탄약 사업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수요가 높다. 서구 국가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과 스위스가 탄약 지원에 대한 의견 차이를 겪으면서 탄약 지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올해 3월 우크라이나에 탄약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현재 실제 지원된 탄약은 목표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등 군수물자 지원 의지를 다졌지만 지난달 30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임시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빠지면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 풍산은 국내 무기 수출에 맞춘 탄약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1647억원 규모의 대구경탄약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계약을 맺음에 따라 풍산으로부터 탄약을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폴란드에 생산 공장 신설 가능성…향후 탄약 수요 확대 뒷받침
 
사업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풍산에 대한 탄약 수요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풍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탄약을 생산하고 있어 국내 수요를 전담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탄약 생산 기업들이 몇 안 되기 때문에 전세계 수요도 담당하고 있다.
 
풍산이 폴란드에 생산 공장을 신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풍산의 생산 공장 유치에 의지를 가지고 있는 데다 향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 이후 자국의 탄약 비축분을 보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탄약 수요도 받쳐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방산 업체들이 폴란드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에 생산 거점이 들어설 경우 무기 생산에 따른 지속적인 탄약 수요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풍산도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데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9 곡사포는 2026년 이후부터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K-2 전차는 폴란드 전체 수출 중 40%가량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당 무기에 사용되는 탄약은 수익성이 높은 155㎜구경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방산산업 확장 기대감이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산사업의 특성상 불확실성이 높아 쉽사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쟁이 종료되면 다시 군축 분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지금은 탄약 수요가 높은 정세지만 빠르게 수요가 낮아질 가능성도 언제든지 배제할 수 없다.
 
풍산 측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방산 사업은 국제정세 및 지적학적 영향을 받는다"라고 전제한 후 "현재 폴란드 현지 공장 설립은 양해각서(MOU) 체결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로 대규모 방산 수출이 이뤄지면서 현지 탄약 생산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