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챗GPT가 온다)①네이버, AI시대 '활짝'…B2B로 수익성 기대
1조원 투자한 하이퍼클로바X 출시…챗GPT 대비 한국어 6500배 학습
'스킬' 기능 추가로 수익화 시도…'클로바 스튜디오' 등 B2B 사업도 강화
공개 2023-09-19 06:00:00
 
올해 초 챗GPT가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주목받았지만, 한국어 답변은 오류가 많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형 챗GPT 개발에 나섰고, 통신업계는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이들 기업들이 어떻게 AI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연구 개발 및 투자 현황을 검토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최근 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버X'를 선보이면서 생성형 AI 시장에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수익 모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하이퍼클로버X'를 활용한 대화형 AI '클로바X'에 추가 기능을 통해 수익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0월 B2B(기업과 기업) 서비스인 '클로바 스튜디오'와 '뉴로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총괄이 DAN 컨퍼런스 2023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클로바X, 한국어에 특화됐다고?…업그레이드 필요
 
네이버가 5년간 AI 개발에 1조원을 쏟아 부은 끝에 최근 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방대한 한국어 자료를 바탕으로 이전 언어 모델보다 3000배 많은 뉴스 50년 치와 블로그 9년 치에 달하는 데이터를 입력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백본(Back-bone) 모델로 올 하반기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의 베타 모델을 내놓았다. 여기에 이달 내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선보일 계획이다. 큐는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11월부터 네이버 검색에 순차적으로 통합 적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B2B 서비스인 '클로바 스튜디오', '뉴로클라우드' 등을 통해 향후 수익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는 한국어를 중심으로 학습한 대형언어모델(LMM)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챗GPT보다 한국어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클로바X는 지난달 말 베타 버전 공개 이후 일부 사용자로부터 답변이 너무 간단하거나 중복되기도 하는 등의 이유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현재 네이버는 매년 매출의 20%가량 되는 금액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25.16%인 1조959억원, 2020년 25.11%인 1조3321억원, 2021년 24.28%인 1조6551억원, 2022년 22.01%인 1조8091억원 등 해마다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의 20.55%에 달하는 9650억원을 투자했다. 물론 연구개발비에는 AI 외에도 다른 분야들이 포함돼 있지만, 5년 동안 AI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보아 1년에 2000억원 정도씩은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세계 국가 중에서 초거대 AI 언어모델(LLM)을 이용해서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챗GPT도 출시 초기에 부정확한 답변 등으로 문제가 됐다는 점을 기억하면 전세계 생성형 AI 시장에서 대한민국은 나쁘지 않은 시작을 한 셈이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1억달러(약 13조원), 2030년 1093억달러(약 14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IB 토마토>와 통화에서 “클로바X, 챗GPT 등 대화형 AI는 기본적으로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클로바X가 지금은 답변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사용자 피드백 양이 많아질수록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지만, 자사 매출 규모에 따라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B2B 서비스 구체화에 수익화 전망 '청신호'
 
네이버는 AI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인 B2B 모델을 구축했다. 클로바X의 경우 서비스 자체를 유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스킬’ 기능을 이용하면 또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킬’은 글로 된 답변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정보나 서비스를 이른바 ‘호출’하는 방식으로 가져와 주는 것이다. 클로바X 검색창에 스킬(SKILL)을 나타내는 ‘S’ 버튼이 있는데 클릭을 해서 활성화시키면 스킬에 연동된 서비스에서 보다 더 폭넓은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현재 스킬에는 네이버 여행과 네이버 쇼핑이 연동돼 있다. “환절기에 입기 좋은 가성비 좋은 가디건을 추천해 줘”라는 질문에 ‘스킬’을 끈 채로 물어보면 글로만 답변해 주지만, ‘스킬’을 켠 채로 물어보면 네이버 쇼핑 목록이 같이 뜬다. 클릭 한 번으로 구매 상세 페이지로 옮겨 갈 수 있다. 
 
네이버 측은 바로 이 지점에서 스킬 기능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스킬에는 네이버 여행과 네이버 쇼핑 두 가지만 있는데 스킬에 다른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가 무궁무진하게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 쏘카, 캐치 테이블 등 다른 외부 API도 스킬로 들어올 예정이다. 
 
클로바X는 향후 일본어와 아랍어, 동남아시아 언어 등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아랍권 국가의 경우 미국 솔루션을 사용하는데 다소 거부감이 있어 오히려 네이버의 현지화(로컬라이징) 전략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로바X에서 '스킬'을 켜고 환절기에 입기 좋은 가디건을 검색해 보았다. (사진=네이버)
 
아예 B2B 모델로 출시된 서비스도 있다. 기업 맞춤형 AI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AI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 모델이 탑재된 버전을 오는 10월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같은 달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도 같이 출시할 예정이다. 보안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기업을 위해 서버 인프라를 아예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직접 설치해 주는 서비스다. B2B 서비스들은 KB금융과 삼성전자(005930)가 고객사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각 회사들은 아직까지 협업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IB 토마토>와 통화에서 "클로바 스튜디오의 경우 소규모의 데이터만 넣어도 각 기업에 맞는 AI 모델을 만들어 드린다"라며 "토큰 방식으로 과금을 하는데 영어 중심 모델보다 한국어 모델에서 한국어를 처리하는 게 토큰이 더 적게 든다. 국내 기업에서는 한국어 모델을 사용하는 게 더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외에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기업이나 지자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유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노인분들께 안부 전화를 드려주는 클로바 케어콜은 지자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콜 한 번에 700원이 책정됐다. 클로바 챗봇, 클로바 스튜디오, 클로바 스피치 등 유료 서비스가 20개 정도가 돼서 향후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올 상반기 네이버의 매출 비중은 서치플랫폼이 37.6%, 커머스가 26.4%, 클라우드가 4.2%를 차지했다. AI 서비스를 비롯해 클라우드 플랫폼 부문 이용자가 많아지면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이 전망된다. 검색 서비스 큐를 통해 서치플랫폼에서 광고 수익이 증가하고, 클로바X의 스킬 기능이 활성화되면 커머스 부문 매출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분석가는 “네이버에서 만든 플랫폼의 수익 구조는 B2B에서 강점이 있다. 글로벌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기술의 상품 내 구현 및 수익 모델이 가장 구체적”이라며 “B2C는 수익화의 마지막 단계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