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현대로템(064350)이 총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앞서 현대로템은 신용등급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지난해 4.5조원에 달하던 수주잔고도 폴란드 K2 전차 계약을 따내면서 올해는 16.6조원까지 늘었다. 최근 몇 년 새 영업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재무 부담이 완화되면서 당분간 안정적인 상환 여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오는 31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제44-1회, 제44-2회차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총액은 둘 다 200억원이며 각각 1.5년물과 2년물 채권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각각 최대 500억원, 총 1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모두 A/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최근 확대된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외형 및 이익이 성장세에 접어든 가운데 재무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로템은 전차 등 방산 차량을 만드는 디펜스솔루션부문에서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수주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폴란드에 K2 전차를 4조5000억원 규모로 수주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디펜스솔루션부문 신규수주 금액은 1조309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37% 증가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레일솔루션부문의 경우 국내에서 독과점 수준의 수주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에코플랜트부문도 올해 들어 현대차 조지아 공장, 현대모비스 모듈공장 등 계열사 수주가 이어지면서 수주잔고가 64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현대로템의 총 수주잔고는 16.6조원에 달한다.
탄탄한 수주 기반에 따라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도 나타났다. 매출액은 2019년 2.5조원, 2020년 2.8조원, 2021년 2.9조원, 2022년 3.2조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671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4632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821억원에서 2021년 80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2년 1475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영업이익 9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550억원) 대비 80.2% 증가했다.
과거 현대로템이 2018년과 2019년 연달아 적자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철도 차량 저가 수주 여파로 2019년 말 부채비율은 362.6%에 달했지만, 최근 실적 호조 및 적극적인 재무 활동에 따라 재무 부담은 눈에 띄게 완화됐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유형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본이 2592억원 증가했고, 현대제철 및 현대모비스에 그린에어 지분 및 898억원에 달하는 유휴부동산을 매각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폴란드 K2전차 공급계약에 따라 대규모 선수금을 수취하면서 순차입금을 큰 폭으로 감축시켰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9094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올해 6월 기준으로 -3718억원으로 급감했다. 더불어 2021년 30.2%에 달했던 차입금의존도도 올해 6월 13.8%로 떨어졌다. 부채 비율도 올해 6월 기준으로 217.4%까지 감소했다.
아울러 보유 현금 대비 부채 상환 및 투자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이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올해 6월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은 3811억원, 자본적 투자(CAPEX)는 연간 1600억원 내외로 향후 1년간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올 상반기 385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기도 했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대로템은
현대차(005380) 그룹의 우수한 대외인지도를 기반으로 만기도래 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부동산 등 보유자산의 가치 등으로 재무융통성을 보강하면 단기자금소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