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오딘: 발할라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등으로 MMORPG 명가를 이어가는 가운데 PC게임 매출이 줄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외 사업을 늘리고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지만, 최근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급격한 확장에 따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신작 ‘아레스’가 기대작으로 떠오르면서 실적 정상화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 이 빠진 게임 실적…비(非)게임으로 메꿀까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매출액 5203억원, 영업이익 3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6051억원, 영업이익은 123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각각 14%, 69% 줄어든 수치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본업인 게임 부문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게임 사업만 집계한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액은 164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728억원) 대비 4.9% 소폭 감소했다. 1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5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27억원 대비 55% 감소했다. 별도 영업이익률은 2020년 18.8%, 2021년 9.9%, 2022년 9.5%로 떨어졌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견조한 반면, PC게임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오딘:발할라라이징’, 2022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2023년 ‘아키에이지 워' 등 모바일게임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대형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대표 PC게임 ‘엘리온(ELYON)’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수익이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PC게임 매출액은 2020년 1274억원에서 2021년 784억원, 2022년 358억원까지 급감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2020년 2506억원에서 2021년 7147억원으로 급증한 후 2022년 71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PC게임 매출액은 260억원으로 지난해(294억원)대비 11.6%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3255억원으로 지난해 3921억원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아키에이지 워가 흥행했지만 오딘과 우마무스메의 매출 감소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나마 최근 게임 외 매출 부문이 증가했다. 비게임 부문 매출액은 2020년 572억원에서 2021년 1424억원, 2022년 3463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매출 비중도 2020년 11.5%에서 2021년 14.1%, 2022년 30.5%까지 늘어났다. 다만 올 상반기 비게임 부문 상반기 매출액은 168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835억원) 대비 8%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과 연계할 수 있는 스포츠 관련 사업을 개척 중이다. 지난 2017년 스크린골프 업체 마음골프를 인수해 사명을 ‘카카오VX’로 바꾸고 골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세나테크놀로지’를 인수해 무선통신기기 부문을 영입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비게임 부문은 지난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에 비해 올 상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라며 "게임 부문도 당사뿐만 아니라 게임사들이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입은 후, 최근 매출이 호황기 대비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오딘 (사진=카카오게임즈)
M&A로 몸집 키웠지만...엑스엘게임즈 자본잠식에 구조 조정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게임 개발사를 인수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워왔다. 2020년 3월에는 ‘아키에이지’의 게임 개발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들 회사를 들여오면서 인수 시너지와 함께 최근 성장통도 겪고 있다.
‘오딘: 발할라라이징’은 카카오게임즈를 매출 1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게 해줬다. 2021년 6월 출시한 오딘은 6개월만에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게임즈의 2021년 매출은 1조125억원으로 2020년 매출 4955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 오딘은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스토어 톱5에 꾸준히 안착하며 2년 동안 약 1조500억원의 매출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인수 대가 확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처리 및 관계 회사의 주가 변동에 따른 평가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카카오게임즈의 당기순이익은 -2677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아키에이지 워 (사진=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는 최근에야 매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아픈 손가락이 됐다.
엑스엘게임즈의 기존 ‘아키에이지’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한 ‘아키에이지 워’는 지난 3월 출시돼 양대마켓 1위를 달성했다. ‘아키에이지 워’는 10일 기준으로도 앱스토어 매출 2위를 차지해 실상 올 상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을 이끌었다. 엑스엘게임즈는 PC 콘솔 버전으로 ‘아키에이지 2’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엑스엘게임즈는 인수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엑스엘게임즈의 영업손실은 2021년 130억원에서 2022년 313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021년 203억원에서 2022년 340억원으로 늘었다. 엑스엘게임즈는 2022년 자본금 43억원 대비 자본 총계가 -232억원으로 전환해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결국 적자가 지속되다 최근 서비스 종료가 예고된 ‘아키에이지’ 담당 부서는 최근 희망퇴직 및 전환배치의 대상이 됐다.
엑스엘게임즈 관계자는 “아키에이지를 장기간 서비스했지만 게임의 라이프사이클 상 매출하락이있었다. 회사가 수년에 걸쳐 노력을 기울였으나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희망퇴직을 받게 됐다”라며 “어려움을 딛고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신작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지난달 25일 출시했다. 아레스는 출시 6일 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2위에 올랐다. 오딘은 올해 말에는 북아메리카와 유럽 지역에도 론칭하며 글로벌 IP로 키워갈 예정이다. ‘아키에이지 워’는 내년 1분기 대만·홍콩·마카오 등 중화권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