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입금' 한숨 돌린 솔루스첨단소재…재무개선 효과 '일회성'
바이오사업 매각대금 3234억원 7월 초 입금 완료…유동성 리스크 완화
장기화되는 적자로 EBITDA 마진율 하락세 계속…2분기 -7.4%
헝가리 PH2공장, 이르면 이번달 양산 시작…9월 캐나다 공장 착공
공개 2023-08-09 05:00:00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솔루스첨단소재(336370)가 바이오 사업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했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6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수요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어 턴어라운드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유럽 지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점이 의구심을 안기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달 4일 바이오 사업을 영국 크로다홀딩스에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솔루바이오텍 750만주를 크로다에게 넘기면서 3423억원을 손에 넣었다. 자본적지출(CAPEX) 증가로 차입금 증가 등 재무 부담이 확대됐던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번 매각 대금 확보로 유동성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헝가리 및 캐나다 증설로 CAPEX는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목표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외부 변수들이 많아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2분기 기준 순차입금 3445억원…바이오 사업 매각대금 3423억원 7월 초 입금
 
솔루스첨단소재는 IT 및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헝가리 및 룩셈부르크에 진출해 동박과 전지박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전지박 생산능력(CAPA) 확대는 현재진행형이다.
 
전기차에 투입되는 전지박은 헝가리 1만5000톤 PH1공장이 2020년부터 양산에 돌입했고, 2만3000톤 PH2 공장은 완공 후 시험가동 중인 가운데 하반기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캐나다 PH1 공장은 기존 1만8000톤을 계획했으나 2만5000톤으로 CAPA 목표를 올렸고,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CAPEX는 2020년 1766억원, 2021년 2343억원, 지난해 3433억원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상각 전 이익(EBITDA) 등 현금창출력이 투자 부담을 따라가지 못하며 차입금도 증가했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총차입금은 2020년 2484억원에서 지난해 352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2020년 305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628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2분기 기준 102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현금성자산 축소로 인해 올해 2분기 순차입금은 3445억원, 유동비율은 77.0%로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된 모습이다. 유동비율은 통상적으로 200% 이상을 이상적으로 보며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의미한다.
 
다만, 바이오 사업 매각으로 3423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솔루스첨단소재에 따르면 바이오 사업 매각 가액은 3500억원, 매각 이익은 장부가액을 차감한 3000억원이고, 매각대금 3423억원은 7월4일 입금이 완료돼 3분기 재무제표에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PH2 양산으로 하반기 턴어라운드 목표
 
문제는 솔루스첨단소재의 흑자전환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인한 유틸리티 비용 급등으로 영업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이 완화된 후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엔 리콜 여파도 있었다. 올해 2분기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지박 2공장 양산이 2분기에서 3분기로 지연되면서 고정비가 증가했고, 고객사 일부 모델 재고조정으로 1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실적이 나아지지 않다 보니 EBITDA 마진율 하락세도 뚜렷하다. 2020년 EBITDA 마진율은 17.3%에 달했는데, 2021년 10.7%, 지난해 0.6%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엔 -2.4%, 2분기엔 약 -7.4%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적으로 헝가리 법인은 PH3, 캐나다 역시 PH2 공장까지 증설해 전지박 CAPA를 16만3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향후 CAPEX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유동성 리스크가 재차 확대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금창출력 개선이 우선이다.
 
솔루스첨단소재 측은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잡고 있다. 헝가리 PH2 가동이 이르면 이번 달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PH1의 가동률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80% 수준에 그쳤으나 2분기엔 90% 수준으로 올라왔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헝가리 PH2 공장은 이르면 이번달에 양산을 시작하고 9월에는 캐나다 공장 착공식이 예정되어 있다"라며 "캐나다 공장은 기존 계획보다 생산능력을 높였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이후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말 PH2 가동률은 9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CAPA 증설 계획 (사진=솔루스첨단소재)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도…증권가 예상은 2024년 이후
 
다만,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판매 부진에 시달려 일부 공장 가동률까지 낮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컨퍼런스콜에서도 중국 및 유럽지역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유럽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솔루스첨단소재로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4분기 겨울철이 다가올 수록 유럽 전력비가 상승할 우려도 있다. 2분기 전력비는 MWh당 130유로 수준이었는데, 3분기에는 100유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면 최대 20%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흑자전환 시기를 2024년 이후로 보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 물량이 내년으로 이연 됐고, 중국 동박 업체들의 시장 교란으로 판매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유럽의 전력비도 부담이고 수율 개선도 예상보다 더뎌 전지박 사업부 흑자 전환은 2024년 하반기까지 지연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측은 헝가리 PH1~2 공장 통합으로 2023년 말까지 전지박 수율을 70% 이상 달성할 계획이다. 수율 70%는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수율이다. PH1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PH2의 빠른 수율 안정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있지만 전지박 및 동박 수요 성장은 여전히 가파른 상태"라며 "유럽 내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