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램프 팔고 미래에 투자…계열 의존 탈피 과제
램프사업 매각 결정…미래 사업 승부수
PE시스템·BSA 등 전동화 부품 생산 확대
계열사 매출 편중 속 글로벌 수주가 관건
공개 2026-10-12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7일 16: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OP모빌리티와 램프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전통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확보한 역량과 자본을 전동화·로봇 등 차세대 사업에 집중해 모듈 및 부품제조 부문의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외부 수주 성과도 아직 뚜렷하지 않아 해외 생산거점을 발판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늘리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사진=현대모비스)
 
비핵심 사업 정리로 체질 개선 속도…수익성 회복될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램프사업 물적분할을 승인하고 프랑스 자동차 부품사 OP모빌리티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램프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 5000억원 규모이며, 매각 거래 규모는 6000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는 크게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과 애프터서비스(A/S)용 부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모듈·부품제조 부문은 최근 수년간 수익성이 저조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1조 8852억원, 영업이익은 1조 7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8% 늘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지만 실적을 이끈 것은 A/S 부품 사업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A/S 부문 매출은 6조 94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1.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 9907억원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모듈·부품제조 부문은 매출이 24조 935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영업손실은 1455억원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4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매각이 결정된 램프사업부는 모듈 및 부품제조 부문에 포함돼 별도의 영업이익이 공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에 집중하기보다 전동화, 로봇 등 고부가가치 미래 사업에 자본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외에 해외 범퍼사업부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사인 서연이화, 에코플라스틱, 프라코 등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해외 범퍼사업부를 5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부품 사업부가 차례로 정리되면 전동화, 로봇 등 미래 사업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비핵심 사업부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은 전동화, 반도체, 로봇 등 신사업 성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동화 생산거점 확대…글로벌 수주 확보는 '과제'
 
현대모비스는 비핵심 사업부를 덜어내는 한편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분야에서 자체 설계 역량을 키우고 있다. 전동화에서는 250kW급에 이어 160kW급 PE시스템을 개발했고, SDV 분야에서는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한 통합 플랫폼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PE시스템은 전기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전동화 구동장치로 전기차에서 엔진 역할을 대신한다. 현대모비스는 슬로바키아에 유럽 내 첫 PE시스템 생산거점을 확보했고 지난달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연간 최대 28만 개의 PE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에는 스페인에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신공장도 가동에 들어갔다. BSA는 전기차 배터리팩과 냉각·전원 차단 장치 등을 하나로 모듈화한 전동화 핵심 부품이다. 이 공장은 폭스바겐 전기차용 BSA를 생산하며 현대모비스가 유럽에 구축한 두 번째 글로벌 완성차 전용 공장이다.
 
다만 전동화 등 미래 사업을 키우는 데 드는 대규모 자금 소요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조 9313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했다. 올해에도 공장 신·증설과 보완투자 등에 1조 6255억원 규모의 잔여 투자 계획이 예정돼 있다.
 
 
다행히 자금 여력은 이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조 3330억원으로, 여기서 CAPEX를 뺀 잉여현금흐름(FCF)도 1조 619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FCF도 2조 7580억원에 달해 전동화, 로봇 부품 관련 설비투자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핵심 사업부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이 미래 사업 투자에 쓰일 가능성이 커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매출 구조는 여전한 과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대상 수주액은 약 7억 4000만달러로, 회사가 제시한 연간 목표 약 89억 7000만달러의 8.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 31조 8852억원 가운데 현대차·기아 등 특수관계자 매출은 25조 9554억원으로 81.4%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가격 경쟁 심화와 정책 변동성 등으로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외부 수주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를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유럽 BSA 공장과 PE시스템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고정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 개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해외 생산거점을 통한 외부 수주 확대 여부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주가 예상보다 못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차·기아 외 글로벌 고객사로 수주를 넓히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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