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지난달 회사채 순발행액이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의 기록이다. 회사채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끝물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13조3366억원을 기록했다. 1월(9조7400억원) 대비 36.9%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달 회사채 상환액은 7조7265억원으로 1월(5조441억원)보다 53.2% 늘었다. 이에 따라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5조6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 발행 통계. (사진=금융투자협회)
회사채 순발행액은 지난해 말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순발행액은 시장이 활황이었던 지난 2021년 4월 7조1977억원을 찍은 이후 지난해 들어 급감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며 자금시장이 크게 얼어붙은 탓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로 올라가던 지난해 10~11월에는 회사채 상환액이 발행액을 따라잡으며 마이너스(-) 순발행액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들어 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이 잇따른 데 이어 하이일드급(투기등급 회사채)의 성공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이제는 온기가 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신용등급 ‘A+(안정적)’인
SK케미칼(285130)과
신세계푸드(031440)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했을 뿐만 아니라, BBB급인
한진(002320)도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수요가 몰렸던 ‘연초효과’가 사실상 끝물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보험사를 비롯한 시장 내 ‘큰 손’들이 연초에 상당 규모의 회사채를 주워갔을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5.5%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저물어간다”라며 “국내외 인플레이션·금리상승 우려가 재소환되면서 강세 분위기가 크게 후퇴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