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세아베스틸이 글로벌 특수강 수요 증가 전망 속에 수출 확대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시장인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가속화하고 있고, 유럽의 주요 철강 생산국들은 자연재해 및 전쟁 등으로 생산에 차질에 빚고 있어 공급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특수강 업체인 세아베스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세아베스틸의 수출액은 4446억원을 기록했다. 총매출액(1조8684억원)의 23.8%를 차지했다. 이는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3202억원) 대비 38.9% 증가한 것이며,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에서 3.6%포인트 상승했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향후 해외 특수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세아베스틸의 향후 수출 확대 폭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세아베스틸의 특수강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 내외로 국내 업체 중 1위다. 국내 최대 업체라는 점에서 수출 환경이 개선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수강이란 탄소강(보통강)에 한 종류 이상의 합금 원소를 첨가해 성질을 개선한 강철을 말한다. 고강도와 고내구성을 요구하는 분야에 주로 사용되며, 보통강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이어서 장기간 기술 축적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기계, 건설중장비, 조선 등의 산업이 주요 수요처다.
업계에서는 오는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동산 및 내수 부양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양회를 앞두고 중국은 미디어를 통해 내수 확대 등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경제정책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중국의 부동산 부양 정책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국내외 건설기계 생산량이 늘어날 것임에 따라 특수강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이러한 가운데 유럽(EU)에서의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굵직한 사안들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보면 튀르키예(547만톤, 21%), 러시아(291만톤, 11%), 우크라이나(171만톤, 6%) 등이 유럽의 철강 주요 수입국이었다. 그러나 현재 3개국 모두 철강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먼저 튀르키예는 지난달 6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3개 철강사가 생산을 중단했고, 그 외 철강사도 전력 및 가스 공급 인프라 차질로 정상적으로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튀르키예는 총 433만톤을 수출하며 유럽 내 수입 비중(15%)이 가장 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역시 정상적으로 철강 생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수입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며, 지난해 기준 두 국가에서의 수입 비중은 모두 4%대까지 떨어졌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대지진과 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고로와 전기로 가동을 줄였던 유럽의 철강 공급 차질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한국의 유럽 수출이 증가할 개연성이 높아 국내 철강업체들의 상대적 수혜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세아베스틸이 주력해왔던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익 확대도 기대된다.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줄면서 인도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가들의 생산량 회복에 따라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은 세계 자동차 생산량 4위 국가인 인도를 비롯해 독일, 일본, 미국 등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자동차 부품사들이 밀집해 있는 동남아 지역을 거점 시장으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럽 및 북미 시장의 비중도 늘려가면서 수출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