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백희 기자]
롯데관광개발(032350)이 제주드림타워 등 대규모 투자에도 아직까지 실적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투자로 인해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에서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계속되는 적자 기조 속에 부채부담이 가중되며 위험신호가 감지된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3분기 말까지 투입된 롯데관광개발의 연결기준 CAPEX(자본적 지출) 규모는 8706억원으로 나타났다. 4년 전부터 시설 투자비용이 급격히 불어난 건 제주 드림타워 설립 영향이 컸다.
제주 드림타워 완공(2020년 12월) 이후에는 그에 따른 수익성을 거두지 못했다. 코로나19 발생 시기와 겹친 탓이다. 매출 상승에도 지난 2019년부터 적자를 낸 롯데관광개발은 이후 3년간 총 2189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8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 늘었다. 2022년은 리오프닝 탄력을 받은 해였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비용 지출이 수익을 압도하며 현금흐름 저하도 불렀다. 지난해 9월 말 롯데관광개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69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잉여현금흐름도 69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적자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현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순손실 증가로 결손금은 7178억원 쌓였고, 현금및현금성자산도 25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대규모 투자소요에 수익성은 저조해 부채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2020년 9724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부채총계가 기간 경과에 따라 더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말 부채총계는 전년 말보다 3065억원 증가한 1조5562억원을 보였는데, 부채총계 중 83%(1조2930억원)는 총차입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1709억원)과 장기차입금(9720억원) 규모도 크게 불어났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롯데관광개발의 순차입금은 2223억원 늘어 1조2584억원이 됐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 전부를 채무상환에 동원해도 빚이 1조원 이상 남아 있다는 의미다.
롯데관광개발의 단기 채무상환 능력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지급능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는데, 실제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3분기 연결 유동비율은 22.1%를 보였다. 유동비율은 통상적으로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총차입금의존도도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각각 583.2%, 70.9%로 적정수준을 크게 뛰어넘어 위험 상태로 평가된다.
3년째 악화된 재무구조를 유지해 온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6월 자산재평가 실시로 자본확충 효과를 꾀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산가치 4633억원을 늘렸는데, 기존 장부가액 1047억원에서 5680억원으로 증가했다. 회계상 재평가잉여금(자본) 3259억원, 이연법인세부채(부채) 1040억원이 반영되며 총 자산 4299억원이 확대됐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자본총계는 각각 3057억원, 2261억원을 보였다. 그 사이 악화된 여건 속에서 2021년 527억원으로 줄어 납입자본금 346억원 대비 불과 181억원 많은 수준이었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당장 자본잠식 위기는 벗어난 모습이다.
재무구조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할 롯데관광개발에 이자부담도 더해졌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누적 금융비용(이자비용 662억원 등 포함)만 826억원이 지출됐는데, 전년 동기보다 298억원 많은 액수다. 해외 CB(전환사채)에 대한 만기 연장과 이자율 변동에 따른 96억원의 일회성 사채상환손실도 발생했다.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없지만, 약 2년 내 만기 도래 사채는 1743억원 규모다.
지난 16일 롯데관광개발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코스타 크루즈'와 크루즈 전세선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롯데관광개발)
향후 수익성 회복이라는 최대 과제를 떠안은 롯데관광개발에 제주 드림타워 개장(2020년 12월)은 출자금만 1조6000억원을 들인 야심작이다. 최근 여행수요가 살아나면서 영업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제주 드림타워 호텔의 경우 준공이 예정일보다 6개월 지연되면서 송사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약 195억원의 위약금 지급 판결이 내려지며 롯데관광개발도 공동부담을 지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당 판결금은 지난달 그린랜드(녹지그룹)가 모두 지급한 상태”라며 “분양사업 주체는 롯데관광개발이 아닌 그린랜드로 계약서상 명시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관광개발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부터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제주직항 노선이 열리면서, 해외 관광객 방문 증가에 따라 호텔과 카지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