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바이오메드, 메자닌 폭탄 터질까…최대주주 방어력 '촉각'
전환청구 도래한 메자닌 많아…4회차 CB 19.58%·2회차 BW 13.96% 등
전환시 지배구조 균열 불가피…최대주주에 콜옵션 등 방어 나서
자사주 38만2846주 매입도…콜옵션 행사 자금 마련이 최대 '관건'
공개 2022-11-17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9: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한스바이오메드가 최대주주의 지배력 방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한 미상환 메자닌(Mezzanine) 물량이 최대주주인 황호찬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메자닌은 지속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전환 가능 물량이 불어나 최대주주 지배력 유지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회사는 최대주주에게 콜옵션(매도청구권) 권한을 부여하는 등 대응 태세에 나섰다.
 
한스바이오메드 대전 R&D센터 전경. (사진=한스바이오메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한스바이오메드는 최근 4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한 콜옵션 행사인을 ‘황호찬 외 4인’으로 지정했다. 콜옵션 행사 가능 금액은 60억원으로 권면총액(200억원) 대비 30%다. 행사인은 콜옵션 행사 시 신주 물량 중 59만3531주를 가져오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황호찬 대표이사의 지배력 방어를 위한 발판으로 풀이된다. 해당 CB는 지난 2020년 12얼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대상으로 발행한 채권이다.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197만8435주로 발행주식 총수 대비 19.58% 수준이다. 발행 당시 13.39%였으나, 4차례의 리픽싱을 거치며 전환 가능 물량이 6.17%p 늘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해당 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확보하게 되는 지분은 16.38%다. 반면 황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26.54%에서 22.19%까지 떨어진다. 특수관계인 3인을 포함한 지분율도 27.47%에서 22.97%로 낮아진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까진 CB 전환계획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인수했던 채권이고 아직 전환이나 상환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메자닌 주식 전환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 희석 부담은 4회차 CB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노앤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지난달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했다. 2회차 BW 또한 3차례의 리픽싱을 거치며 전환 가능 주식 수가 최초 98만7296주에서 141만304주로 크게 불어난 상황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13.96%에 해당하는 규모다.
 
노앤파트너스는 산업은행 출신인 노광근 대표가 지난 2015년 설립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인 더블유씨피(393890) 투자로 2년 만에 9.2배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이외에도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동박 제조업체 왓슨, 전기차 충전기 개발업체 스타코프, 코팅강관 제조업체 코팅코리아 등에 투자했다.
 
4회차 CB와 2회차 BW의 전체 물량(338만8739주)이 황 대표의 지분(277만5121주)을 훌쩍 뛰어넘는 만큼,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지배구조 균열이 불가피하다. 4회차 CB 투자자인 오스템임플란트가 ‘단순 투자’라는 목적을 밝힌 데다가 2회차 BW 투자자인 노앤파트너스도 PEF 운용사이다 보니 실제 경영권 위협은 낮지만, 지배력 측면에선 부담이 따른다.
 
 
 
이 때문에 한스바이오메드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잠재적 우호지분 확대에 돌입한 모습이다. 지난 2020년 상반기 이후 2년 동안 자사주 수량에 변화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회사는 올해만 3차례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38만2846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현재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53만9388주로 발행주식 총수 대비 5.34%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6개월 이상 보유한 뒤 우호 세력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여기에 향후 황 대표가 4회차 CB 콜옵션을 전량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지분율은 31.49%까지 상승한다. 자사주를 포함해 36.54%의 방어장벽이 구축되는 셈이다.
 
관건은 콜옵션 행사 자금 마련이다. 황 대표는 최대 60억을 들여 CB 콜옵션을 전량 행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에서 자기자금 외의 방식으로 콜옵션 행사 자금을 확보할 땐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현금증여를 받는다.
 
이와 관련 한스바이오메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콜옵션 매수인을 최대주주로 지정한 것은 궁극적으로 사채의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판단”이라며 “콜옵션 권한이 회사가 아닌 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적 등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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