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드래곤플라이(030350)가 최대주주 리스크가 부각되며 유상증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속적인 적자 경영으로 자금조달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바뀐 최대주주 역시 상장폐지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어 목표 금액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실권주 인수자가 없다보니 기존주주의 청약률이 낮을 경우 신주 발행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발생하는데 최대주주의 참여율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는 기명식 보통주 29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상발생가액 1205원 기준으로 총 349억원 모집을 목표로 한다.
모집자금은 신규게임 개발과 자회사의 신규 게임 개발 투자, 디지털치료제 개발, 사옥매입 순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자금집행 순서를 볼 때 새로운 게임개발과 신규사업(P2E, NFT 등)을 위해 자회사 몽스에 출자, ‘프로젝트T’에 투자하는 등 사실상 신규게임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로 볼 수 있다.
방식은 주주우선공모다. 구주주청약 100%로 진행되며 실권주가 발생했을 경우 일반공모가 진행되지만 별도의 인수자가 존재하지 않아 목표 만큼 신주발행을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드래곤플라이에게 이번 자금조달은 중요하다. 주력사업인 게임의 보유 지적재산(IP)가 오래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한 게임이 필요하다.
실제 개별기준 드래곤플라이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76억원, 2018년 64억원, 2019년 61억원, 2020년 42억원, 2021년 36억원으로 역성장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55억원, 2018년 -59억원, 2019년 -43억원, 2020년 1억원, 2021년 -29억원으로 20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였다.
올해 반기 매출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연결기준의 경우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의 50%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부문의 성장세가 꺾인 만큼 전체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신작 출시의 필요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가 목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년 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던 공모 유상증자 때보다 최대주주 참여율 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유증 후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는 점도 부정적일 수 있다.
지난해 4월 드래곤플라이는 주주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9월에 마무리됐다. 당시 리노펙 구주 취득과 신규 게임콘텐츠 개발 비용, 신규 게임 런칭과 마케팅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당시 최대주주였던 시스웍은 31억원을 출자해 배정물량의 50%인 158만2775주를 청약했다. 그럼에도 전체 구주주 청약률은 47.76%에 그쳤고 전체 유상증자 청약률은 73.18%로 마무리됐다.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은 0.4866대 1에 불과했다.
모집가액은 1970원으로 예상모집가액(1780원)보다 올랐음에도 1700만주에 못 미치는 1244만565주의 신주가 발행됐고 245억원을 조달했다. 예상모집가액 기준 모집총액 303억원보다 50억원 가량 적었다.
문제는 현재 작년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데 있다. 1년 만에 유상증자인데다가 최대주주의 리스크가 전체 청약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4월 최대주주가
시스웍(269620)에서
피에이치씨(057880)로 변경됐다. 시스웍이 올해 3월 2021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주식거래가 정지되는 등 리스크가 발생하자 피에이치씨에게 101억원에서 드래곤플라이 지분 11.29%를 매각했고 이후 주식 담보대출의 담보권 실행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하며 지분이 8.9%까지 하락, 피에이치씨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피에이치씨 역시 올 3월 2021년 사업연도 재무제표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는 데 있다. 내년 4월10일까지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주식거래정지가 유지되고 있다.
공모방식의 유상증자에서는 구주주 청약률이 중요한데 잦은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들의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는 가운데 유상증자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최대주주 참여율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피에이치씨는 자금조달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이유로 보유 현금으로 배정물량(327만4702주)의 30% 정도(98만2411주) 참여한다고 밝혔다. 모집예상가액 기준 12억원 가량 출자가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피에이치씨의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4억원이다.
작년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였던 시스웍이 배정물량의 50%를 소화했음에도 구구주 청약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도 1을 넘지 않았던 사례를 볼 때 피에이치씨의 참여율 30%는 유상증자 불확실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유상증자 결정 후 주가가 상승해 예상발행가액보다 발행가액이 상승했었는데 14일 유상증자 발표(종가 1670원) 후 드래곤플라이의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최종 발행가액 역시 낮아지기 때문에 최종 모집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20일 종가는 1305원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최대주주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유상증자 청약률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들을 설득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해와 달리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라며 “추후 중요한 상황을 바로 공유하는 등 주주들과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