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코스닥 시장 진입에 앞서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한다. 앞서 기술성평가 당시 모든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AA등급을 받았던 만큼 루닛이 바이오업계의 IPO 한파를 뚫고 증시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13년 설립된 루닛은 딥러닝 기반 AI를 통해 암 진단·치료에 기여하는 솔루션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6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루닛은 벤처기업 투자 경색 분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기초체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력 앞세워 외형 성장…1분기 매출액 452% 증가
루닛 매출 실적.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루닛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루닛은 500만건 이상의 의료 데이터와 120건 이상의 딥러닝 플랫폼 기술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00%에 육박하는 판독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회사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대표 제품은 암 진단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암 치료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다. 루닛 인사이트는 X-레이 촬영으로 결핵과 유방암 등 질병을 검출하는데 정확도는 97~99%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호주, 브라질, 태국 등에서 판매허가를 받았다. 루닛 스코프는 암 환자의 조직을 검출해 AI의 바이오마커 분석으로 적합한 면역항암제를 찾아낸다.
이와 관련 루닛은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두 곳의 평가기관에서 AA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국내 헬스케어 기업 중 최초다. 이에 더해 지난해 11월에는 AI 응급질환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트리아지’와 유방암 검출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브라질 등 5개국 의료기기 단일심사 프로그램인 MDSA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해외 시장 판로를 확장하며 외형 성장도 이뤄가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루닛의 매출액은 29억7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증가했다. 작년에도 66억3899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364%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해외 매출이 439%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이다.
공모예정가 4만4000~4만9000원…7월 7~8일 수요예측
루닛은 7월 7~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12~13일 일반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7월 중 최종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총 공모주식수는 121만4300주, 공모예정가는 4만4000~4만9000원이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는다.
기관투자자에 76만5010~91만725주(63~75%), 일반 청약자에 30만3575~36만4290주(25~30%), 우리사주조합에 8만5000주(7%)를 각각 배정한다.
루닛은 이번 공모를 통해 공모가 범위 하단 기준으로 약 534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공모자금은 연구개발(R&D)과 해외 시장 공략에 쓸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3월 다국적 제약사 ‘로슈’ 중동법인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팅 플랫폼 ‘애져(MS Azure)’에 영상분석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