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지만, 코로나19로 건전성 저하 위험이 내재된 가운데 대체투자와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비경상적 손실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2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이날 신한금융투자가 발행하는 제2456회 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신한지주(055550)에 편입된 대형 증권사로서 상위권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 전경. (사진=백아란기자)
실제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증권수탁수수료와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7.3% 오른 32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2% 뛴 585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환매중단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 관련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위탁매매부문 호실적이 이어진 가운데 상품운용손익 개선, IB부문 견조한 수익에 힘입어 작년 3분기 누적 총자산이익률(ROA)과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 비율이 각각 1.1%, 45.3%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다”면서도 “비상장주식 신탁상품 반환과 금융상품 사적화해 등과 관련해 총 1003억원의 충당부채를 전입하면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진단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상품 판매분에 대한 선보상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9월 젠투(Gen2) 관련 신탁상품 환매중단에 대해 투자원금의 40%를 가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부당권유금지 위반 등으로 업무일부정지 6개월과 불건전 영업행위 과태료 18억원 등을 결의한 상태다.
김 연구원은 “금융상품판매와 관련해 비경상적 손실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업무정지 등에 따른 자산관리부문의 영업위축이 우려된다”라며 “일련의 사태들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평판자본 훼손에 따른 사업기반 약화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 및 금융상품 판매 관련 배상책임 등으로 인해 위험익스포져 인수가 다소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우발부채, 기업대출, 자체헤지 ELS 등 위험익스포져 부담이 큰 편으로, 위험익스포져의 건전성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신금투 위험익스포져 현황. (표=한국신용평가)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신한금융투자의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5919억원,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34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미 적립한 충당금을 차감한 순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340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9%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호텔·항공기·기업금융 등의 채무보증과 대출을 요주의이하로 분류했다”면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라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위험이 내재하고,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업경쟁력은 우수하나 위험익스포져의 건전성 저하에 따른 이익변동성 확대 여부와 금융상품판매 관련 사고위험이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위험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