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로 승부수 띄운 삼성전자, 왕좌 타이틀 거머쥘까
IM부문 실적 저하에 폴더블폰 성공 중요해져
공개 2021-08-11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0일 19: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를 선보이며 폴더블폰 대중화에 나선다. 이미 세부 사양이 유출되면서 소비자들은 김빠졌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삼성전자의 제품 사전 유출은 매번 벌어지는 일로 하반기 유일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S21이 최악의 부진을 겪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있어 이번 폴더블폰 흥행 여부는 IM부문(무선사업부)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애플과 중국 샤오미 등의 맹추격에 나선 경쟁사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갤럭시Z플립. 출처/뉴시스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11일(한국시간 밤11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온라인을 통해 개최하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새로운 폴더블폰 시리즈와 갤럭시워치4 등 웨어러블도 공개한다.
 
이번 폴더블폰은 전작보다 카메라, 디자인 등 상품성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전작 대비 40만원가량 낮춰 100만원대 후반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폴드3는 폴더블폰 최초로 S펜을 지원하며 언더패널카메라(UPC)를 탑재해 풀스크린을 지원하고, IPX8 등급의 방수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매년 하반기 출시하던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내놓지 않고 폴더블폰에 화력을 집중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재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본사 사업지원TF(사장 정현호)는 지난 2분기에 시작한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을 8월 말까지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3개월 정도에 걸쳐 진행되는 경영진단은 해당 사업부의 경영실태를 점검하고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찾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연장된 경영진단은 특별진단으로 사업부의 문제 원인·해결책을 찾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정기진단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경영진단 연장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무선사업부의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IM부문은 매출 22조6700억원, 영업이익 3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3%, 66.2% 증가했다. 하지만 전분기 매출(29조2100억원), 영업이익(4조390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2.4%, -26.2% 감소했다.
 
연간으로 봐도 IM부문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139조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이후 지속 감소해 2018년 100조6776억원, 2019년 107조2662억원으로 100조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에는 99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조원대 매출이 붕괴되기도 했다.
 
또한 올 1월 출시한 갤럭시S21의 신제품 효과가 약해지면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6000만대로 1분기(8100만대)보다 2000만대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품 공급난과 베트남 생산 차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실적. 출처/삼성전자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하는 폴더블폰 시리즈의 성공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더불어 경쟁사의 성장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6월 샤오미는 17.1% 점유율로 삼성전자(15.7%)와 애플(14.3%)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2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점유율 18%로 1위를 유지했지만, 샤오미는 애플을 제치고 1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2%대로 따라잡았다.
 
사실상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한 사이 빈자리를 샤오미가 가져가면서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는 폴더블 대세화를 적극 추진하고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 모멘텀을 지속해 프리미엄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은 5G 라인업 도입을 확대해 교체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폰은 프리미엄 라인인만큼 기존 갤럭시노트의 공백을 메울 수 있고, 폴더블폰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규모의 경제 실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폴더블폰 판매목표는 600만~700만대 수준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중 삼성전자가 88%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지난해보다 1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신규 폴더블폰은 디자인 및 성능이 개선되면서도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새로운 플립 모델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할 것으로 예상되고, 갤럭시Z 모델에 S펜을 지원해 노트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신규 투자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최근 이 부회장 가석방에 따른 국민들의 여론은 삼성이 뭔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취업제한 등의 제약은 따르겠지만, 삼성이 잘 판단해 이 모멘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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