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NEWS
‘관리종목'된 루멘스, 수장 교체에도 커지는 위기 목소리
자회사 LED라이텍 실질 자정능력 소멸 상태
성장 동력은 우수…최근 대표 교체 실효성은 ‘글쎄’
주주가치 제고 해결 과제…“투자자 요구 당연한 목소리”
공개 2021-04-22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0: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흑자 전환을 확신했던 루멘스(038060)가 결국 장기영업손실이 발생한 탓에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덜어내지 못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핵심 자회사는 경영 악화로 법원 회생 절차를 밟고 있고, 주주들은 경영진에 책임을 물으며 주가는 반 토막으로 곤두박질쳤다. 루멘스는 급기야 수장 교체를 강행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높아졌다.
 
20일 루멘스의 별도 재무제표(2017~2020년)에 따르면 영업손실은 순서대로 147억원, 214억원, 401억원, 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간극을 좁혔지만, 적자 늪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이 이어진 까닭에 관리종목 지정이 불가피했던 루멘스는 지난 2월 영업이익(별도 기준) 42억원, 순이익 57억원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을 실현했다고 공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재택근무가 늘어나 TV, 모니터, 노트북 수요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LED(발광다이오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한 듯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지난 7일 루멘스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27억원, 111억원이라고 정정 공시하며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본란은 자회사로부터 시작했다. 루멘스는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자 2017년 ‘LED라이텍’을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LED라이텍은 그해 순손실 35억원으로 루멘스 재무 지표에 균열을 냈다. 이듬해 이익 기조를 보이는가 싶더니 지난해 순손실만 190억원을 웃돌았다. 유동비율은 70%, 부채비율은 자그마치 1500%에 달해 자정 능력이 사실상 소멸했다. 발행 어음 미결제로 기업은행(024110)과의 거래도 정지됐다.
 
LED라이텍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물론, 자회사 하나만 놓고 회사 전체를 판단할 순 없다. 루멘스는 중대형 패널용 LED 패키징 국내 톱5 업체로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국내 굴지 기업을 주 고객으로 뒀다. 성장 동력은 충분하단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200만대 이상 생산 예정인 미니 LED TV의 약 10%에 패키징 공급이 예정됐다. 현대차(005380)에도 차량용 LED를 지속 제공 중이다.
 
이런 기류에서 루멘스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은 300억원을 상회한다. 배당 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3억원으로 저조하지만, 우발채무를 고려한 자정력 평가 잣대인 내부순현금흐름(ICF)은 186억원으로 우수하다. 부침을 겪고 있지만, 이렇듯 반등할 기미도 보인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니 LED 패키징 도입 초기 이익률은 기존 LED 제품보다 높을 것”이라며 “올해 매출,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루멘스가 꺼내든 카드는 인적 쇄신이다. 유태경 루멘스 대표는 이경재 사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유태경 대표는 공동대표로 있던 LED라이텍 수장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LED라이텍은 유태경·유준상 공동 대표에서 유준상 단독 대표 체제로 변화를 맞았다. 부진을 거듭한 자회사·관계사 등을 정리하면서 내부 잡음을 잠재울 것이란 전략으로 읽힌다. 책임 경영 일환으로 지배 구조를 바꾸겠단 움직임으로도 관측된다.
 
하지만 허울뿐인 행보일 수도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경재 신임대표는 루멘스 사장이면서 회사 창업주다. 유태경 전 대표를 루멘스로 영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 전 대표는 여전히 루멘스 관계사 겸 지주사 루멘스홀딩스 대표 자리에 앉아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경재 신임 대표가 2016년까지 LED라이텍 대표를 지냈다는 점이다. 금번 수장 교체 성과 여부가 화두에 오를 수 있다.
 
기우(杞憂)로 보기엔 ‘토파즈’ 사례가 있다. 이경재 대표는 2017년부터 루멘스 관계사 토파즈를 이끌고 있는데, 사정이 녹록지 않다. 토파즈는 2017~2018년 영업손실 15억원, 20억원으로 하향기류를 탔다. 2019년 영업이익 41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8억원으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결손금은 452억원, 자기자본은 약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루멘스는 토파즈의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다.
 
 
 
주주가치 제고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2월, 회사 소액주주연대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태경 당시 대표와 이경재 현 대표 등 경영진 해임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상법상 신청인 적격이 소명되지 않아 주총이 허가되진 않았다. 지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복수 투자자는 1만5000원에 육박한 주가가 1500원대로 곤두박질치고, 실적이 부진한 데 대해 경영진에 책임을 물었다.
 
1년이 흘렀고, 주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19일 종가는 두달 새 반 토막 나며 1470원으로 내려앉았고,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루멘스도 자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주들의 개선 요구는 당연한 목소리”라면서 “아직 대표 변경 후 취임식도 개최하지 않은 터라 구체적인 경영 방향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현대차와의 협업 관계는 여전히 견고하다”라며 “LED라이텍은 법원 회생 절차에 따라 존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제보하기 0
많이 본 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