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출자전환으로 회생 발판을 마련한 에코마이스터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발행보통주의 85%가 넘는 소액주주 손을 빌린다. 실권주 인수자가 있어 큰 틀에서의 자금조달 계획엔 무리가 없지만, 대신 실권주에 15%의 수수료가 붙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투심은 에코마이스터의 상환 계획과 오버행 이슈 등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이스터(064510)는 16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최대주주 변경 후 첫 자금조달이다. 최근 에코마이스터는 상장 직후인 2018년 4월에 발행한 200억규모의 전환사채(CB) 중 82억원을 의결권 있는 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 받았다. 그 결과 발행주식수가 기존대비 두 배가량 불어났고, 결과적으로 출자전환 한 시너지아이비투자는 20%가량의 지분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새 주인이 됐다. 동시의 기존 최대주주인 오상윤 에코마이스터 대표의 지분은 4.6%로 줄어들었다.
인천광역시 서구에 있는 에코마이스터 본사 건물. 사진/네이버 지도
에코마이스터 입장에서, 금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확보는 일단 확실한 상황이 됐다. 한양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실권주 인수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즉, 구주주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하면 일반공모로 넘어가고, 여기에서도 실권이 나오면 남은 물량의 70%를 한양증권이, 30%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떠안게 되는 구조다.
다만 에코마이스터는 실권주 인수자와는 별개로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종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인수금액의 15%를 실권수수료로 추가 지급해야 되기 때문이다. 모집금액의 2.5%를 내는 주관·인수수수료와는 별개다.
에코마이스터의 추가수수료 지급 향방은 결국 소액주주에게 달려있을 전망이다. 에코마이스터는 금번 유상증자에서 약 1356만주의 보통주에 대해서만 구주주 배정을 하기 때문이다. 즉, 시너지아이비투자 등이 출자전환한 전환우선주에 대한 선제배정은 제외되는 셈이다.
에코마이스터 보통주의 소액주주 비중은 85%가 넘는다. 만약 에코마이스터가 소액주주 투심잡기에 실패해 대량의 실권주를 내면 결과적으로 두 가지 악재를 동시에 맞게 된다. 일단 실권수수료를 지급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유상증자 조달자금이 줄어들어 에코마이스터의 유동성 문제를 일부 압박할 수도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금번 조달총액의 80% 내외인 129억원을 차입금 상환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에코마이스터의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약 9억원가량에 불과하므로, 경우에 따라 수수료는 에코마이스터의 상환계획 일부를 좌우할 수도 있다.
일단 에코마이스터는 금번 유상증자 자금납입 예상시점인 올해 7월 전에 107억원의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차입금 연장만 가능하다면 실권수수료가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미미할 수 있다. 결국, 연장 가능성이 실권수수료 부담 가중의 변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연장이 되지 않으면 에코마이스터의 이자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코마이스터는 1금융권 차입금 10억원 연체로 신용등급이 최하단 수준인 CC로 가라앉는 등의 악재를 겪었지만, 일단은 연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유상증자 진행 스케줄에 따라 원활한 상환을 위해 만기연장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은행차입금의 경우 대부분 만기연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버행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 에코마이스터 실권주를 인수하는 증권사 입장에서 15%의 수수료는 결과적으로 그만큼 저렴하게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해당 물량 전량에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다. 금번 유상증자의 주당 매출가액은 1275원이므로, 인수자는 실권주를 주당 1000원에 가져오는 입장이 된다. 에코마이스터 주가는 현재 주당 2000원대 초반을 소폭 웃돌고 있다. 즉, 오버행 이슈는 결과적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불어 주가 향방은 실권주 발생 가능성 등도 좌우할 수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대표주관회사와 인수회사가 잔액인수한 물량을 조기에 장내에서 대량 매도할 경우 일시적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수수료 고려시 실권주 매입단가는 일반청약자들보다 15% 낮은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코마이스터는 신용등급 하락의 도화선이 된 연체금 10억원을 전부 상환했고, 추가 유동성 자금도 마련해 둔 상태다.
에코마이스터는 “연체된 은행차입금은 상환했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3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면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