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퇴직연금 상품 취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최근 경영지표 회복세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등급 전망 하향에 이어 올해 등급까지 떨어졌지만, 건전성과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JT친애저축은행 본점이 위치한 을지로 파인애비뉴 빌.(사진=JT친애저축은행)
BBB- 등급 결정에 '움찔'
2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3월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전망이 낮아진 데 이어 등급 자체가 하락했다.
기업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10단계로 나뉘며, 세부 등급은 ‘+’와 ‘-’ 기호로 조정된다. 괄호 안의 ‘긍정적’, ‘안정적’, ‘부정적’은 등급 전망을 나타내며, 향후 등급 방향성에 대한 평가기관의 의견을 반영한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다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JT친애저축은행의 등급 하락 소식이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다.
BBB등급과 BB등급은 한 등급 차이지만 시장에서 여겨지는 가치는 완전히 다르다. BBB등급까지는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나 투자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BB등급부터는 투자가 아닌 투기에 속한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등급이 BB 등급 이하로 떨어지면 퇴직연금을 판매할 수 없다. 퇴직연금은 저축은행의 주요 수신 상품으로 지난 8년간 이를 통해 수신을 유치했다. 지난 2018년 9월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신용등급 BBB-를 충족한 저축은행에 한 해 은행 퇴직연금 시장에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했다.
이번 등급 하락은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회복 지연, 자본적정성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신용평가는 JT친애저축은행의 최근 3년간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평가했다.
만약 현재 수준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이 정체된다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JT친애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6%로, 업계 평균 15.02%보다 낮아 자본 완충력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수익성·건전성 회복돼 영향 '제한적'
JT친애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하락했으나, 조달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전망된다. 지난 3년간 수익성과 건전성이 하락했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 발행 수요예측 등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저축은행의 조달은 수신에 치우쳐 있다. 아직 BB등급으로 떨어진 것이 아닌 만큼 퇴직연금 판매에는 영향이 없다.
지난해 말 JT친애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443억원으로 전년 말 1742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특히 연체여신도 1293억원에서 962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실 여신 규모가 줄자 건전성 지표도 일괄 개선됐다.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4.6%다. 1년 전 16.7%에 비해 2.1%p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6%p, 연체율도 1.7%p 낮아졌다. 특히 총여신이 2022년 감소세에서 벗어나 지난해 소폭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이유는 상각과 매각을 통해 총여신을 줄이고 있으나 고정이하여신 등 부실여신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JT친애저축은행은 대출 증가에도 건전성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대출금 증가율은 1.4%다. 개인대출이 1조1030억원에서 1조2152억원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수익성도 회복 추이가 또렷하다.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38억원이다. 전년 361억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3억원, 누적 당기순손실은 99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누적 당기 손실 규모가 38억원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당기순이익 규모는 61억원으로 예상된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분기 실적은 흑자를 냈으며, 올해에도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