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확장 딜레마)③YG, 적자에 현금마저 감소…자회사 매각으로 '풀칠'
지난해 3분기 누적 공연 매출 121억원…전년 대비 88% 감소
YG플러스 선방했지만 YG엑스 등 청산해 자금 마련
공개 2025-03-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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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사들이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본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과 함께 손실 역시 확대되며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하이브와 SM은 팬 플랫폼, 게임, 드라마 제작 등 여러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적자를 내며 모회사의 순이익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YG와 JYP는 음반 및 MD 관련 자회사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일부 기타 자회사에서는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해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엔터사의 자회사별 실적을 분석하고 향후 사업 방향성을 점검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실적 악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베이비몬스터 데뷔에도 블랙핑크 공백으로 콘서트 공연 매출이 급감하며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로 현금 곳간도 축소되면서 자회사 처분으로 버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음반·음원 제작·유통 자회사 YG플러스(PLUS)는 남겼지만 와이지엑스, 스튜디오플렉스 등 실적이 미미한 자회사는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는 블랙핑크 콘서트 재개 등으로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 라인업을 확대해 턴어라운드에 집중할 예정이다.
 
베이비몬스터 (사진=YG엔터)
 
블랙핑크 공백에 공연 매출 급감·베몬 효과는 올해 본격화 '예상'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매출은 3649억원으로 전년 5692억원보다 35.88%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06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200억원으로 770억원보다 73.98% 감소했다.
 
전년도에 비해 실적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블랙핑크 개인 활동 시작으로 팀 활동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콘서트공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21억원으로, 블랙핑크 해외 투어가 있던 전년 동기 1051억원보다 88% 가량 줄었다. 지난해 공연 수요 증가로 하이브(352820)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 등 대부분의 엔터사가 공연 매출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하이브 공연 부문 매출은 4509억원으로 전년 3591억원보다 32.2% 늘었다. 에스엠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콘서트 매출은 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19억원보다 88.2% 증가했다.
 
지난해 4월1일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데뷔했지만 블랙핑크 그룹 활동이 활발했던 2023년과 간극을 좁히긴 어려웠다. 데뷔 관련 비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광고선전비는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억원보다 41.53% 증가했다. 전체 판매비와관리비도 지난해 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753억원보다 15.75% 늘었다.
 
다만, 지난해 11월 베이비몬스터 정규 앨범 판매량은 초동 68만장 분기 누적 84만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엔 베이비몬스터 월드투어를 진행해 데뷔 2년차에 글로벌 투어 모객 수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는 3분기 블랙핑크 투어가 재개되면 수익성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1년간 앵콜 포함 약 60회 스타디움 투어가 진행되면 회당 평균 관객은 5만5000명을 상회해 직전 투어 회당 평균 관객 2만7500명의 2배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YG엑스·스튜디오플렉스 등 투자 지분 매각해 자산 유동화
 
지난해 실적 악화로 YG엔터테인먼트는 현금 곳간이 다소 줄어들었다. 이에 자회사와 투자 자산을 전략적으로 매각해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앨범 제작사 YG플러스(PLUS)는 자회사 중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손실이 지속된 YG엑스와 스튜디오플렉스의 경우 지분을 정리했다.
 
감사 전 연결 재무제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2023년 말 2240억원에서 지난해 193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3년 936억원에서 지난해 488억원으로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697억원에서 지난해 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특히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에서 공동기업및관계기업투자의 처분은 지난해 313억원으로 전년 43억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실적은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 지분을 처분해 현금 곳간을 메운 것이다.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진 YG엔터테인먼트는 본업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음원과 음반, 굿즈(MD) 제조·유통을 맡은 YG플러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자회사를 덜어냈다. YG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1306억원으로 2023년 말 2236억원에 비해 반절 가량 줄었다. 지난해 음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총 앨범 판매량은 9837만장으로 2023년 1억1908만장 대비 17.4% 감소했다.
 
YG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YG플러스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음반 산업 전반이 위축된 점이 반영됐다"라며 "모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하이브의 음원과 음반도 유통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 컴백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YG엑스는 아예 청산 결의를 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7년 11월 YG엑스를 14억원을 주고 지분 93.33%를 인수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 평가손실로 51억1800만원이 반영됐다. 최근 YG엑스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억2534만원으로 2023년 말 28억3339만원에서 3분의1 정도로 축소됐다. 순손실도 2023년 말 7억364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9억2951만원으로 늘었다.
 
결국 YG엔터는 YG엑스 청산을 결의하고, 남은 부동산이나 현금 등 자산 15억5000만원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매각예정자산이란 회사가 통상적으로 1년 이내 매각할 계획이 있는 자산을 말한다. 하지만 YG엑스의 기존 평가손실(51억1800만원)이 반영돼 최종적으로 약 35억6800만원의 손실이 확정될 전망이다.
 
손실이 발생한 스튜디오플렉스도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지난해 3분기 스튜디오플렉스는 지분법 손실 629만원을 기록했다. YG엔터는 2017년 1월 스튜디오플렉스의 지분 99.86%를 5100만원에 취득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59.5%와 이엔케스트 지분 11.72%를 교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스튜디오플렉스 지분이 40.36%로 줄었다. 
 
이외에도 유한회사 철인왕후, 설렘주의보, 경계의 증언, 유한회사 빛나리 등도 지분율 감소로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 다각화했다가 최근에는 음악 본업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하면서 본업과 직결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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