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시장 안착하며 광고선전비 비롯 판관비 축소베트남 공장 준공·평택 물류센터 준공 등 투자 예정영업이익으로 창출한 현금흐름 통해 차입금 상환 지속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가 지난해 높은 외형성장세와 현금창출력을 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운전자본부담 확대와 대규모 해외투자가 예정된 만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과도한 현금유출이 향후 재무구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하이트진로는 올해까지 3600만 달러(한화 약 476억원)를 출자해 베트남 법인 공장을 설립하는 한편 평택 내 물류센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물류센터 준공을 위한 잔금 약 2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본사 전경. (사진=하이트진로)
지난해 판매관리비 줄이며 영업이익률 개선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 매출액(잠정)은 2조5992억원으로 직전년도(2조5202억원) 대비 약 3.1% 성장했다. 외형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은 2023년 1239억원에서 지난해 2209억원으로 78.3% 증가했다. 특히 신제품 '켈리'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가 완화된 점 등이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
연간 사업보고서는 공시되지 않았지만, 3분기 누적으로 보더라도 지난해 원가율과 판관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원가율은 53.84%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약 2.1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판관비율도 36.69%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0%포인트 절감했다.
특히 판관비 중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등이 크게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판관비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선전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1539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945억원) 대비 20.88% 줄었다.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는 273억원에서 217억원으로 20.50%, 판촉비는 41억원에서 28억원으로 30.09% 감소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9.47%까지 올랐다. 직전년도 동기(4.95%) 대비 약 4.5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잠정실적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8.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8.80%에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켈리가 출시된 2023년 판관비용 확대 등 영향으로 4.92%로 축소된 바 있다.
차입금 중 단기 70% 육박…채무부담 심화
2020년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차입금의존도 등 채무부담이 재차 늘어난 가운데 투자가 확대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20년 9668억원을 기록하던 총차입금은 2022년 8961억원까지 줄었지만 2023년 말에는 9489억원으로 재차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도 945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2년 26.88%에서 2023년 28.25%로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7.49%로 소폭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6572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가운데 69.52%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기간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29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1년까지 4698억원을 기록하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2817억원, 2023년 2725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 2022년 60억원 유입 이후 2023년 1134억원 유출, 지난해 3분기 2576억원 유출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지난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가 지속적으로 유출됐다. 지난해 3분기에는 910억원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여기에 향후 통합물류센터 건설과 베트남 법인 공장 설립에 한화 약 479억원 출자 등 투자가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차입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입대금이 1298억원에 이르던 청담동 부지의 경우 올해 1월 잔금지급을 완료하고 사용계획을 다각도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운전자본부담 확대 등으로 최근 가중된 차입부담을 감안 시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과도한 현금유출은 화이트진로의 재무구조를 저하시킬 수 있다"라며 "베트남 생산공장은 2026년 가동 예정으로 해외사업은 매출 기여도가 미미한 초기단계로 향후 수익창출력 제고 수준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체측은 올해 3월과 6월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사채 제128-2회와 제130-1회를 제외한 은행권 일반대출 차입금은 대부분 롤오버(재차입) 예정으로 단기적인 차입부담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각 사채는 630억원, 480억원 규모로 총 1100억원 규모다.
다만 기존 사채의 이자율이 2.858~3.251%수준이었던 반면, 이번 사채의 경우 이자율이 3.333~3.870%에서 0.3%포인트를 가감한 수준으로 정해질 예정인 만큼 기존 대비 이자부담이 높아지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발행하는 사채는 8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을 통해 1500억까지 증액될 수 있다.
화이트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올해 3월과 6월에 도래하는 회사채 1110억을 제외한 은행권 일반대출 차입금은 대부분 롤오버(재차입) 예정이며 금융기관과 협의를 통해 원활히 차환 중"아라며 "영업이익으로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통해 차입금 상환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