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결제는 물론, 각종 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앱이 등장하고 있다. 이른 바 '슈퍼앱'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앞다퉈 출시하면서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기존 앱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새로이 출시하는 등 방식과 기능에는 차이가 있으나 '락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공통점이다. <IB토마토>는 금융지주의 슈퍼앱을 중심으로 도입 배경부터 방향성에 걸쳐 분석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슈퍼앱을 출시하면서 은행 간 모바일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사진=은행연합회
앱 하나로 통합…아시아 중심 흥행
슈퍼앱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결제와 금융거래 등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통합했다. 슈퍼앱 출시 전까지 은행 앱에서 입금과 송금 등 은행 업무를 앱에 그대로 가져왔다면 슈퍼앱은 보험, 증권 서비스부터 상품 구매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앱에서 모두 지원한다.
금융권 슈퍼앱은 아시아에서 훙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의 '위챗'과 '알리페이'가 대표적이다. 두 앱은 모두 중국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메신저로 시작해 지급결제 등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위챗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억430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그랩'과 인도네시아 '고젝' 등도 성공을 거뒀다. 특히 그랩과 고젝은 각각 택시 호출과 승차 공유 등 차량 관련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현재 모바일 결제 등 금융서비스로 확대했다.
미국을 비롯해 서구권에서도 슈퍼앱 개발 흐름이 보이지만, 서비스 등에서 차이가 난다. 독과점을 우려한 금융당국 제재가 원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증권을 비롯한 5개 앱을 통합한 형태로 출시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기존 금융 여건이 달라서다.
동남아나 중국과 달리 미국 등 서구권은 신용카드 등 개인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오랜 기간 제공해왔다. 굳이 간편결제가 큰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권 국가들은 IT 발달을 기반으로 간편 결제시스템을 제공, 현금결제를 앱으로 가져왔다.
고객 경험 변화 주도…금융지주 존재감 '미미'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달리 20여 년 전에 신용카드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연령이 낮은 세대를 중심으로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뱅크 기반 슈퍼앱 이용자가 폭증했다. 네카토(네이버·카카오톡·토스)가 국내 디지털 금융의 선두에 섰다. 비교적 자산 규모는 작으나 MAU 격차가 벌어지자 금융지주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하나금융이 '하나원큐'로 가장 앞섰다. 은행앱에서 카드와 증권, 캐피탈을 비롯해 스포츠티켓 예매 등도 가능케 했다.
이후 KB금융도 다수의 앱을 통합해 국민지갑과 반려동물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금융은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결제서비스와 배달앱까지 한 데 엮었다. 우리금융은 플랫폼화를 추진하면서 슈퍼앱 대열에 합류했다.
슈퍼앱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다. 유저들은 금융업권이 기대한 바와 같이 하나의 앱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국내 슈퍼앱 중 대표 서비스는 '토스'다. 앱 하나에서 은행과 증권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부모와 자녀가 동시에 이용토록 했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융앱 만족도 조사 1위는 토스가 차지했다.
금융지주 앱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1위부터 4위까지 토스를 비롯해 IT기업이 차지했다. 4대 금융지주는 KB의 '스타뱅킹'이 7위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쏠뱅크가 9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신한 슈퍼쏠은 순위권 내 들지 못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슈퍼앱으로 소비자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락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