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적자행진' 지속…부채 감소에도 재무 악화
3분기 매출 3516억원…전년 대비 37% '뚝'
전방산업 악화에 고객사 신제품 출시 지연 영향 커
부채 감소에도 자본 감소세가 더 빨라 재무 악영향
공개 2024-11-1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5: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엘앤에프(066970)가 부채 축소를 위해 재무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이은 영업적자와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인해 자본이 더 빠르게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품의 판매량 급감과 원재료 가격·판매가 하락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치며 영업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사진=엘앤에프)
 
4개 분기 연속 '적자'…전기차 업황 악화에 판매량 급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했다. 매출은 3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감소했고, 72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NCM523 제품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부진과 일부 고객사의 배터리 화학 구성 전환으로 인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제품 납품이 줄었으며, 이에 따라 판매량이 급감했다. 주요 제품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제품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해 판매 회복이 늦어지면서 매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판매량 감소와 더불어 제품 평균 판매 가격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하이니켈 제품의 판매 가격이 평균적으로 4% 낮아졌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에 따라 제품 수요가 부진했고, 특히 유럽시장에서의 수요 둔화 영향이 컸다"면서 "하지만 실적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의 부채비율은 올 3분기 기준 255%로, 직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부채총계는 2조1575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약 4% 감소했다. 회사는 매입채무를 줄이며 부채를 축소하는데 성공했지만, 자본총계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며 부채비율 상승하는 걸 막지 못했다. 엘앤에프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말까지 유지했던 ‘1조원’ 선마저도 올해 초 무너졌다. 올 3분기 자본총계는 8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감소했다.
 
자본 유출이 부채 감소 속도를 넘어서며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엘앤에프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적자 기조가 자본 감소를 가속화하면서, 부채 규모를 줄여도 부채비율 상승을 막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차입금의존도 상승 등 자본 감소가 '원인'
 
엘앤에프의 자본총계 감소는 차입금의존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엘앤에프의 올 3분기 총차입금은 1조3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차이는 없으나 자본이 줄었고, 이로 인해 전체 자산이 줄면서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33.5%에서 올해 3분기 45%로 급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엘앤에프의 4분기 출하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재고평가 손실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 단기간 내에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이니켈 신제품 출하가 지연되면서 판매 반등 효과가 약화될 수 있고,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지연 역시 판매규모 성장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약 500억~600억원 추가될 가능성이 있어 4분기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방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고객사들의 투자결정이 지연되며 NCM523 제품의 출하량 역시 부진한 가운데 NCMA90 제품의 출하량은 +4.2%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재고자산평가손실 반영 여부에 따라 영업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엘앤에프는 이에 대비해 현금흐름 관리에 집중하며, 채권 회수 및 매입채무 감소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4251억원 규모의 운전자본을 조정했으며, 자본적지출(CAPEX)을 전년 대비 40% 줄이며 지출 관리를 강화했다.
 
증권가에서는 엘앤에프가 내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에 따라 흑자전환 속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리튬 가격 변동성과 고객사 재고 조정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하가 계획돼 있어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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