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엔진, 현금창출력 회복세…엔진 증설 재원 마련 '순항'
그룹사 한화오션 매출 비중 증가에 실적 성장
초대형 선박 수주 증가에 엔진 가격도 동반 상승
탈탄소 규제로 수익성 높은 친환경 엔진 수주 대부분
공개 2024-10-1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6:3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000880)엔진이 조선산업 회복에 발맞춰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재원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한화엔진(HSD엔진 시절)은 설비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한화그룹 편입 이후 그룹사 한화오션(042660)을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며 재정 여건이 크게 나아졌다. 이에 따라 향후 설비 투자 재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선박 엔진 가격이 선박 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최근의 높은 선박 가격이 한화엔진의 투자 재원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선박 엔진 사진(사진=한화엔진)
 
한화그룹 편입 후 실적과 현금창출력 개선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지난 2월 최대주주가 인화정공에서 한화임팩트로 바뀌며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실적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화엔진의 매출액은 5799억원, 영업이익은 38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3884억원)은 49.3%, 영업이익(75억원)은 408% 상승했다. 아울러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96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양(+)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한화엔진이 한화그룹에 편입되기 전에는 투자 설비를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금 마련이 동원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한화엔진이 매년 100억원대 설비 투자를 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11억원으로 투자를 받쳐주지 못해 지난 2022년에 유상증자로 900억원을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한화엔진의 신용등급도 조선업계의 부진 여파로 2018년 A-에서 2019년 BBB-까지 하락해 차입 부담도 커져 투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었다.
 
다만, 조선업이 회복됨과 동시에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한화엔진은 실적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그룹사 한화오션의 선박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한화엔진의 한화오션 매출 비중은 19.9%였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37.9%로 급상승했다. 아울러 한화오션에 대한 매출액도 같은 기간 772억원에서 2197억원으로 2.8배가량 늘었다.
 
향후 한화오션 등 그룹사를 중심으로 삼성중공업(010140), 중국 조선소 등의 선박 수주도 늘고 있어 한화엔진에 대한 엔진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한화엔진은 신규 투자를 통해 엔진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엔진은 새로운 설비 도입과 IT 자동화 시스템 구축, 기술개발 등에 2024~2026년까지 총 134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는 613억원, 2025년은 274억원, 2026년은 457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선박 엔진 주문 몰려…자체 투자재원 마련 가능성
 
향후 투자 재원 마련은 한화엔진이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선박 가격 상승에 따른 선박 엔진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투자재원 이상의 현금흐름이 창출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박 엔진 가격은 선박 가격과 비례해 가격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의 크기와 무게가 각각 다른 만큼 선박을 움직이는 엔진의 재원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선박의 크기가 클수록 요구되는 엔진 성능도 높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이에 비싼 가격의 선박 수요가 늘면 엔진 회사의 수익성도 늘어난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는 초대형 선박 수요 증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7월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1만5500TEU(컨테이너 선박 용량 단위)급 컨테이너 선박 12척을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지난 10일 1만5000TEU 컨테이너선박 6척을 수주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에 초대형 선박 수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향후 해운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해운사들의 몸집 키우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부가가치가 높은 이중연료 엔진 비중이 높은 점도 수익성 확대에 긍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중연료 엔진(디젤과 친환경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에 비해 가격이 2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 LNG선 등 최근 국내 조선소의 주력 선종의 이중연료 엔진 비중은 지난 해 각각 99%, 100%였지만 올해 1분기는 모두 100%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중연료 엔진은 수요가 늘어났지만 제작 난이도가 기존 디젤엔진보다 높아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인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엔진은 국내 조선소뿐 아니라 중국 조선소 등으로부터도 이중연료 엔진 수주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엔진은 중국 조선소로부터의 엔진 수주 잔고가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주문받은 수주잔고는 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올해 상반기는 7800억원으로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긍정적인 사업 환경에 향후 한화엔진은 자체 영업현금흐름을 통해서 충분히 투자 재원 소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SK증권(001510)에 따르면 2024~2026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460억원, 300억원, 1240억원으로 매년 투자 규모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한화엔진 측에 향후 투자 재원 마련 방안 등을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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