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사업 공사금액 414억원에서 435억원으로 올라단기차입금 등 재무상태 악화에 공사비 부담 전망잉여현금흐름 -314억원…한민내장 등 투자도 부담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문기업인
모트렉스(118990)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사옥 신축 공사비도 증액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모트렉스는 지난 2021년부터 사옥 신축에 수백억원을 투입한 상태다. 그럼에도 최근 공시를 통해 총 공사금액이 2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투자 확대로 현금 유출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모트렉스)
단기차입금에 회사채도 있는데…사옥 신축에 수백억원 투입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트렉스는 최근 정정 공시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사옥 신축 투자금액이 414억원에서 435억원으로 증액됐다고 공시했다. 정정사유는 계약금액 증액으로 인한 변경 건이다. 해당 건축계약은
태영건설(009410)과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총 공사대금은 1215억원으로
이녹스첨단소재(272290)가 433억원,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에스트래픽(234300)이 173억원, 디스플레이 장비사 와이엠씨가 173억원을 투자했다. 신규 사옥 소재지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다.
모트렉스가 사옥 신축에 투입하는 자금 435억원은 모트렉스 자기자본 1157억원의 37.5%에 이르는 금액이다. 모트렉스는 사옥 신축을 통해 임차비용 절감 및 경영효율화, 근무환경 개선 등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모트렉스가 대규모 신규 사옥 투자로 무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대규모 신규 사업 투자가 재무 상태 악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모트렉스의 유동부채는 2165억원이다. 이 중 단기차입금이 907억원(41.9%)으로 전체 유동부채의 절반에 가깝다. 반면 모트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75억원에 불과해 단기차입금을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 8월6일 만기를 앞둔 이자율 1%의 회사채가 80억원이 있고, 은행 등에서 빌린 돈 때문에 갚아야 할 이자비용만 73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높이고 있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 흐름도 좋지 않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157%, 132%로 적정기준(100% 미만, 200% 이상)을 한참 벗어났다.
연간 기준으로도 재무구조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19년 409%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8%까지 회복됐지만, 여전히 적정기준 100%를 넘어섰다. 유동비율도 2019년 116%에서 지난해 129%로 여전히 적정기준 20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적 감소세에도 대규모 투자 지속
실적도 감소세다. 모트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102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461억원, 150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각각 24.5%, 27.3% 감소한 수준이다.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14억원으로 돌아서 16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74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투자활동으로도 134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으로 68억원을 유입했다. 영업손실이 나는데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과 사채 등 빚을 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1분기 모트렉스의 자본적지출(CAPEX)는 100억원으로 26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84.6%나 증가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 자산을 취득하는 데 지출한 비용을 의미한다. CAPEX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3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만으로는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모트렉스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모트렉스는 한민내장과 제성내장의 보통주 전량을 2100억원을 투자해 사들였다. 모트렉스는 두 회사 인수를 위해 JKL크레딧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모빌리스라는 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한 뒤 530억원 규모로 지분을 사들여 50%까지 비중을 늘렸다. 이는 모트렉스 자기자본 대비 25.8%에 해당한다. 취득 목적은 사업 다각화에 따른 성장동력 확보다.
한편 모트렉스는 최근 자율주행기술개발 전문기업 에스유엠과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모트렉스는 이번 MOU로 자회사인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전문업체 MTR을 통해 에스유엠과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또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위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유엠은 자율주행 여객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상암동과 시흥 배곧, 세종 자율주행 실증과 V2X(차량사물통신) 실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