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클, 동력 상실에 매출 '0원' 우려…돌파구 마련 '시급'
CU06 권리 반환…1000억원대 매출 동력 잃어
올해 매출 700억원대 목표했지만 4억원에 그쳐
넉넉한 유동성 자금 활용해 신규 기술이전 계약 모색
공개 2024-05-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5: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신약개발 기업인 큐라클(365270)이 기업공개(IPO) 당시 설정한 목표 실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유일하게 기술이전(License Out, L/O)에 성공하며 매출을 기록했던 'CU06(망막 혈관질환 치료제)'가 최근 계약 상대방의 요청으로 권리가 반환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매출 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큐라클은 넉넉한 유동성을 활용해 CU06의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기술이전 계약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사진=네이버지도)
 
기술 반환에 매출 동력 상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라클이 기술이전했던 CU06의 권리가 반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큐라클의 유일한 매출 동력이 사라지면서 목표 실적과는 더욱 멀어졌다.
 
큐라클은 지난 2021년 10월 프랑스 기업인 떼아 오픈 이노베이션(Thea Open Innovation)을 대상으로 CU06의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당시 설정한 총 계약금액은 약 1907억원(1억6350만달러)으로, 선급금 70억원(600만달러)을 수령했다.
 
이번 권리 반환에서 선급금 반환에 대한 의무는 없지만, 큰 규모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놓치게 됐다. 마일스톤에 대한 계약 조건은 적응증에 대한 임상 성공(2500만달러), 적응증 및 지역에 따른 허가(7250만달러), 매출에 따른 목표 달성(6000만달러) 등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CU06 기술이전이 큐라클의 유일한 매출 동력이라는 점이다. 큐라클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전략적 기술제휴를 통한 기술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큐라클의 올해 1분기 매출액도 4억9987만원에 그치면서 직전연도 동기(50억원)와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
 
지금까지 큐라클은 떼아 이노베이션에 CU06을 기술이전한 후 임상 2상 시험·비임상 시험 등에 소요되는 서비스 비용을 받아 모두 수익으로 인식했다. 이에 현재 큐라클의 매출이 다시 0원으로 돌아갈 우려가 피어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장 당시 큐라클이 제시했던 목표 매출도 더 멀어지고 있다. 기업공개를 위해 공개한 증권 신고서를 살펴보면 큐라클은 2021년 매출 0원을 시작으로 2022년 161억원, 2023년 311억원을 달성하고 올해 70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제 매출은 103억원에 그쳤으며, 올해 1분기도 목표 매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큐라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공개 당시 CU06과 CU01 등의 임상을 조기에 마치고 기술이전을 할 것으로 예상해 목표 매출액을 공격적으로 잡았다"라며 "CU01 같은 경우에는 2b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하다 보니 기술이전이 조금 늦어졌고, 이에 목표 매출액과 차이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자금 활용해 CU06 임상 지속 
 
다행인 것은 큐라클이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매출 요건을 채울 시간은 충분하다.
 
큐라클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올해 1분기말 기준 398억원이다. 앞서 상장 직전해인 2020년 유동성 자금은 103억원뿐이었지만, 기업공개를 통해 공모자금 533억원을 조달하면서 지속적인 영업손실에도 현재 유동성을 유지했다.
 
특히 큐라클은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매출원가가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연구개발(R&D)에 필요한 비용도 당분간은 감당 가능하다. 큐라클은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로 23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2022년(114억원)과 2023년(160억원)을 보면 100억원대 연구개발비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큐라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략 4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라며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서 이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보다 공신력이 더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임상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 반환으로 매출 동력을 잃은 만큼 새로운 기술이전 계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큐라클은 기술성장기업부에 소속돼 현재는 관리종목 지정 요건인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30억원 미만'에 대해 5년의 유예기간이 존재한다. 이에 2026년까지는 새로운 매출 동력을 찾아야 한다.
 
큐라클은 현재 임상2b상을 준비 중인 CU06의 연구개발도 이어갈 것이며, CU104 등에도 힘을 줄 계획이다. 큐라클에 따르면 미국에서 진행한 CU06 당뇨병성 황반부종 임상 2a상을 통해 시력개선 효과와 안정성 확인을 마쳤다.
 
이에 큐라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초 미국에서 개최된 ARVO2024 학회에서 진행한 임상 2a상 연구자 미팅에서도 연구자들이 시력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많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후속 연구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있던 만큼 권리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CU06 후속 개발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인 CU104에 대한 기대도 크다. 최근 CU104의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앞서 결핍 동물모델 치료제의 효능을 예측하는 모델인 IL-10에서도 효능을 확인했던 바 있다.
 
큐라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속 임상을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며, 여전히 가장 주력할 파이프라인은 CU06"이라며 "현재 신사업에 대한 계획도 있어, 매출 목표를 먼저 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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