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국유니온제약(080720)이 경영 효율성 제고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지 한 달 만에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차입 부담 등으로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현금 곳간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형성장에도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유동성을 메울 현금창출력도 녹록지 않아, 경영효율화를 이루는 데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국유니온제약)
유동성 자금 고갈에 50억원 CB발행 결정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유니온제약이 50억원 규모의 제4회차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래 처음으로 보인 경영 행보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최근 기존 백병하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백병하·양태현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변경 사유는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책임 경영 강화다. 상장 이래로 줄곧 백 대표 단독 체제를 이어왔지만, 최근 재무구조와 유동성 악화 등을 겪으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공동 대표 체제 전환 후 처음으로 발행한 제4회차 전환사채는 2027년 만기가 도래하는 3년물이다. 이번 전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구매 자금과 판매비와 관리비 등 일반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이 단순 운영 자금을 목적으로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는 현재 유동성 자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7억원에 그친다. 2021년 207억원을 보유했지만 2022년 61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회복되지 못했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어느 정도 유동성 제고는 이뤘지만, 문제는 재무구조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지난해말 기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84.19%, 211.39%로, 적정 기준(200% 이상, 100% 미만)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전체 유동부채(59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단기차입금(273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기간 연장 등을 통해 당장 자금 유출은 막을 수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력 강화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외부 자금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 외형성장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현금창출력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0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후로 2022년(13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또다시 악화됐다. 같은 기간 꾸준히 외형성장을 이뤘음에도 비용 효율화에 실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한국유니온제약의 매출액은 632억원으로, 직전연도(613억원)와 비교해 3.1%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는 373억원(60.81%)에서 423억원(66.92%)로 늘었고, 판매비와 관리비(율)도 227억원(37.11%)에서 261억원(41.37%)으로 확대됐다.
비용이 확대된 구체적인 이유는 판매 대행(CSO) 때문이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판매 대행에 대한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급수수료가 143억원에서 155억원으로 8.39%만큼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익성이 악화되니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14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직전연도 51억원이 유출됐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외형성장에 따라 재고자산 감소로 35억원이 유입됐음에도 지난해 당기순손실(182억원)로 상쇄됐다.
특히 한국유니온제약은 꾸준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유지하는 기업이 아니다. 지난 2019년(33억원)과 2020년(22억원)에 현금 유출이 발생하고, 2021년 19억원이 유입되면서 개선되는 듯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에도 유출이 발생했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다행인 건 외형성장이 이뤄지는 만큼 재고자산회전율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으면 보유한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반영된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국유니온제약의 재고자산회전율은 6.1회로, 2021년(4회)과 2022년(5.2회)에 거쳐 꾸준히 증가했다. 향후 비용 효율화에만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IB토마토>는 향후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 방향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