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근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KISCO홀딩스(001940)(이하 키스코홀딩스)가 올해 주당 배당금을 50% 늘림과 동시에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키스코홀딩스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이후 감사 선임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진정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자사주 소각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KISCO홀딩스)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분쟁 연장전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키스코홀딩스는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현재 창원지방법원에서 사건이 진행 중인 관계로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의 원인이 되었던 감사 선임건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키스코홀딩스 측이 제안한 김월기 회계사와 행동주의 주주운동을 하는 심혜섭 변호사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자리를 두고 표 대결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김월기 회계사가 선출됐다. 또한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자사주 매입 안건도 부결됐다. 주주 측이 내세운 안건들이 모두 부결되면서 회사 대 주주의 경영권 분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주총 이후 심 변호사 측이 지난해 6월 김 감사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창원지방법원에 신청했고,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김 감사의 직무가 정지됐다. 김 감사는 심 변호사의 가처분 신청 인용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2월15일 신청이 기각됐다. 김 감사 측은 지난 4일 창원지방법원의 기각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로 대응해 3월 현재 사건이 진행중이다. 사건이 진행중임에 따라 김 감사는 직무정지 상태지만 키스코홀딩스 감사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별도로 소액주주 연대가 키스코홀딩스 측에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며 키스코홀딩스를 상대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소송이 제기됐지만, 지난 1월23일 기각됐다. 소액주주들의 뜻이 좌초되고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이다.
배당은 늘리지만 소각은 ‘미지수’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키스코홀딩스는 주주환원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스코홀딩스는 주당 배당금을 9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 600원에서 50%나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도 지난해 83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늘어났다. 배당 재원인 당기순이익 증가율보다 배당금 증가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스코홀딩스는 아직 2023년 사업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면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24.6% 증가했다. 반면 연간배당총액은 44.6% 증가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소액주주와의 분쟁이 배당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을 확대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일부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처럼 회사와 소액주주간 갈등이 법정 분쟁으로까지 번진 경우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주주환원책 확대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소액주주들의 추진 사항이 가로막힌 상태에서 키스코홀딩스가 주당 배당금을 대폭 늘리자 일부 주주들은 배당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동시에 키스코홀딩스는 지난해 9월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다. 키스코홀딩스는 지난해 9월25일 하이투자증권과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300억원이다. 지난해 9월26일부터 12월22일까지 하이투자증권은 총 47만4021주, 금액으로는 102억원의 키스코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키스코홀딩스의 발행주식 총수 대비 자사주 비율은 14.4%에서 17.3%로 커졌다.
자사주 매입은 장내 매수 등으로 이뤄진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매도하는 주식들이 자사주 매입 대상이 된다. 이에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수록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이 줄어 상대적으로 최대주주의 영향력이 커진다. 2022년 기준 키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 비율은 22.8%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수록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더 줄어든다. 이에 자사주 매입만 이뤄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힘은 약해질 수 있다.
이에 자사주 매입분이 소각으로 이어져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영향력 감소를 지분 가치 증대로 교환하는 것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키스코홀딩스가 자사주 소각 전례가 있기 때문에 소각 가능성이 완전 없는 것은 아니라 보고 있다. 키스코홀딩스는 2022년 3월 23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소각규모는 총 376억원이었다. 다만 현재 키스코홀딩스 측은 주식 소각 가능성에 대해 명확하게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키스코홀딩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사주 소각의 경우 현재 결정된 부분이 없으며 주주총회일에 경영진이 직접 주주들에게 소각 등에 관해 설명을 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