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NK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엔케이맥스(182400)가 자본잠식에 들어가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최대주주가 공석인 상태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납입일이 지연되면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진=엔케이맥스)
자본잠식에 유상증자 진행했지만 납입일 지연에 효과도 미미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케이맥스가 자본잠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납입일이 지연되고 있으며, 납입금을 반영해도 자본잠식은 피할 수 없는 모습이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것을 말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완전 자본잠식이 되면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한다.
엔케이맥스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206억원, 20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이 741억원을 기록하면서 결손금이 누적돼 나타난 결과다. 엔케이맥스는 2015년 상장한 이래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이 또한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지난해 10월 134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거래 상대방은 중국 법인 쇼우캉 그룹으로, 12월18일 납입을 완료하는 것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기간이 도래하자 납입일을 올해 2월20일로 변경했고 현재는 4월22일까지 미뤄진 상태다.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해도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진 않는다.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자본총계는 134억원으로, 3분기말 자본총계에 단순 가산하면 338억원이다. 자본금으로 유입되는 금액 5억9397만원(118만7943주*액면가액 500원)을 기존 자본금에 합하면 212억원이다. 엔케이맥스는 지난 2021년 51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이후로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결손금이 쌓여가고 있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쇼우캉 측과 협의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미뤄졌고, 현재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없다보니 미뤄지게 됐다"라며 "박 대표는 경영의지가 강하고 대표직도 여전히 맡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문제는 유상증자 후 진행되는 무상증자다. 통상 유상증자 후 무상증자를 진행하면 주가 방어는 성공할 수 있지만 자본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유입되는 금액으로 자본금과 자본총계 간격을 벌려놓은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엔케이맥스는 이번 유상증자가 변동 없이 진행된다면 이후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무상증자를 곧바로 실행한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의 수 118만7943주를 1대 1 비율(100%)로 진행한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엔케이젠바이오텍이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되면서 상각처리된 자금이 회계상 환입돼 재무제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와 거래량 활성화를 위해 지난 12월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예고
유상증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의 문제는 자본잠식 외에도 존재한다. 최근 엔케이맥스의 박상우 대표이사가 보유 지분을 매도하면서 최대주주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경영으로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까지 예고됐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확보가 관건이다.
지난달 30일 박 대표의 지분이 12.94%(1072만6418주)에서 0.01%(5418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 제공 계약 체결을 실행해 차입한 315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된다면 쇼우캉 그룹이 지분 1.39%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최대주주 자리가 공석이 된 이후 엔케이맥스는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예고가 이뤄졌다. 지정된 사유는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 제공 계약 체결 지연공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 제공 계약 체결 정정 지연공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 제공 계약 해제·취소 등 지연공시로 총 5개다.
불성실공시 법인에 지정될 경우, 당해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이라면 1일간 매매 거래가 정지된다. 특히 1년간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 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는 다르지만
ES큐브(050120)는 지난 2022년 공시번복으로 인해 벌점 7점을 부과받은 바 있기 때문에 엔케이맥스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공시 위반은 건별로 점수를 계산한다"라며 "다만, 건의 종속성을 판단해 인과관계를 파악 후 병합처리할 때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불성실 공시 벌점 누적으로 상장폐지가 됐던 연이비앤티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의 신청 등을 통한 상장폐지 위험성을 해소하는 게 절실해 보인다. 당시 연이비앤티는 경영권 분쟁 소송과 관련한 지연 공시가 계속되면서 1년간 16.5점의 벌점이 누적됐다. 이후 곧바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에 해당하면서 거래정지가 됐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의신청 여부는 공시심의위원회 결과가 나와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