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으로 최대주주 변경…순환 지배 구조 형성넉넉한 유동성 자금에도 대규모 CB 발행…바이오 사업 강화 목표지난해 3분기 기준 R&D 비율 0.01%뿐…자체 파이프라인 확대 시급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시너지그룹의 구자형 대표이사가 올해 내실 다지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 조합(이하 에스이노)'을
시너지이노베이션(048870)의 최대주주로 올리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료용 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시너지이노베이션을 통해 바이오 분야 확장에도 나서면서 경영 강화를 위한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시너지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시너지그룹 내 최대주주 변경…경영효율화 기대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가 기존 시너지파트너스에서 에스이노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너지이노베이션 측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제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시너지그룹의 계열사다.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나기 전까지 최대주주는 시너지파트너스(지분율 29.9%), 구자형 대표(7.34%), 시너지아이비투자(3.52%), 밸류라인(0.59%)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구 대표와 시너지아이비투자의 지분은 사라지고 에스이노(38.18%), 시너지파트너스(2.58%), 밸류라인(0.59%)이 올랐다.
기존에 시너지파트너스는 시너지아이비투자, 시너지이노베이션 등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구 대표-시너지파트너스-시너지아이비투자-에스이노-시너지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완성시켰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시너지파트너스의 최대주주가 구 대표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한 경영 효율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 대표의 결정 권한 강화, 경영권 방어, 배당 투명성 제공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너지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배구조가 복잡하다보니 에스이노베이션 기술조합을 설립해 단일화 시켰다"라며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시너지파트너스의 최대주주가 구자형 회장이기 때문에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지분투자 통한 바이오 사업 강화…자체 R&D는 숙제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배구조 강화와 함께 바이오 분야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유동성이 넉넉한 상황에서도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바이오 기업 투자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지난해 3분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유동성 금융 자산 포함)은 771억원으로, 넉넉한 유동성을 보유한 상황이다. 2017년 11억원 영업손실을 달성한 이래로 꾸준히 흑자를 유지한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9억원 규모의 14회차 CB를 발행했다. 최근 기발행한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선도 존재했지만, 회사는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시너지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번에 발행한 CB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과 기타자금에 사용된다. 일부는 채무상환자금으로도 사용할 계획도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제12회차, 제13회차에 대해 총 166억원 규모의 풋옵션이 발생했다. 각각 150억원, 50억원의 CB 잔액이 있었지만 하반기에 각각 116억원, 50억원 풋옵션이 발생했다. 이에 제13회차 잔액은 전부 상환됐지만 제12회차 잔액 34억원에 대한 추가적인 풋옵션 우려가 나왔다. 다만, 제12회차 CB의 총 잔액 34억원으로 현재 시너지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유동성으로 충분히 상환 가능한 수준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동성 문제가 없지만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CB를 발행했다"라며 "아무래도 배지에 집중돼 있다 보니 회사의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서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너지이노베이션 자체 연구개발(R&D) 강화는 숙제로 남아 있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당장 회사 자체 R&D보다는 지분 투자를 통한 사업 확장을 계획한 상황에서 최근 몇년간 자체 연구개발비율이 1%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비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0.01%(연구개발비용 190만원) 수준이다. 2021년(0.15%, 2700만원)과 2022년(0.2%, 2756만원)에도 1%에 못 미쳤기 때문에 자체 R&D 강화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시너지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체 R&D 강화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투자를 통한 바이오 사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아직 투자할 업체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R&D가 늘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