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유명인사 A이사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지분 참여 활동앞서 임원 주가조작 연루 압수수색 진행 내부통제 능력 의문법조계·금감원, 해당 사항 법률 위배 가능성 있어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의 현직 임원이 소위 '리딩방' 형태와 유사한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문제가 된 A이사는 현재 유진투자증권 영업부서의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삼프로TV를 비롯한 유수 증권 관련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아온 유명 인사로 알려졌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사내 이사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어 유진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A이사, 유사수신행위 의혹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유사투자자문업체 D사.(사진=IB토마토)
13일 <IB토마토>의 취재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A이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과 투자자카페를 통해 강연 명목으로 연간 회원권을 600만원에,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월 150만원의 가입비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비스 거래는 세간에서 '리딩방'이라 불리는 유사투자자문업체 D모사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 소비자 포털 상 유사투자자문업체로 등록된 D투자자문사는 A이사가 지분의 10% 내외를 소유하고 현재 등기상 대표로 되어 있는 한 모씨 또한 A이사의 친인척 관계로 밝혀졌다. 현재 A이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이외 경영을 총괄하는 직원 B씨가 스톡옵션 형태로 지분의 35% 가량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B씨의 채용 또한 현재 대표인 한 모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이사는 지난 2022년 미국 나스닥지수가 70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 예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A이사는 지난 2020년경부터 자신이 지분을 소유한 D 투자자문사 산하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인버스를 추천했다.
지난 2020년 7월6일 방송에선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살거면 인버스(주식지수가 떨어질수록 이익이 발생하는 파생상품)도 같이 사라"라고 언급했고, 같은 해 8월3일엔 "지수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1~2년정도는 인버스를 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후에도 A이사는 2021년 증시가 활황기에 접어들어서도 주식시장이 고평가되었다고 주장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이에 수백명의 이르는 유료 서비스 회원들과 D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운영하는 카페 회원들은 인버스에 투자했으나 2023년 1분기 이어진 증시 회복국면에서 인버스 투자자들의 대량 손실이 이어졌고 주식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A이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해당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지난 2020년부터 회원이었다는 제보자 C씨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이사는 해당 서비스를 교육 서비스라고 주장하나 사실상 리딩방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지난 2020년부터 수백여명의 회원에게 가스라이팅을 해왔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계좌를 유치하고 타 증권사로부터 고객을 빼내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이사가 이런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유진투자증권도 암묵적으로 동의하지 않고는 이런 영업활동이 이뤄질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사진=IB토마토)
최근 잇따르는 유진투자증권 임직원의 일탈 행위로 유진투자증권의 내부통제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나온다. A이사의 유사투자자문업체 운영 참여 논란 이전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8일 회사 임원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어 연달아 발생한 잡음에 신뢰도가 실추되고 있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유진투자증권의 임원 E씨가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해당 임원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 임원실 한 곳과 서버실 등에 수사진을 보내 주가 조작 관련 자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이사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5년 전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규제가 없을 때 지분을 가지게 돼 지금까지 운영하게 되었고 매크로를 통한 분석 내용만을 제공할 뿐 우리는 종목을 추천하지 않아 리딩방이라 할 수 없다"라며 "D사의 지분 문제는 해당 내용이 문제가 될지 몰랐고 강연료로 받는 액수 또한 남는 이익이라고 볼 수 없는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유진투자증권의 감사팀에 의해서 감사를 받았고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오래된 지분이 문제가 된 것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관련 사실 인지 후 곧바로 현재 직무정지 조치와 감사에 착수했다"라며 "감사 과정에서 관련 법령, 사규 위반 사항이 발견될 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회사의 묵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A이사의 경우 개인 유튜브 활동은 신고를 통해 회사가 인지하고 있었으나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내용은 신고가 없어 사전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현재 회사 자체 내부통제 제도에 있어 해당 사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향후 대책 마련을 적극 진행할 예정이고 해당 사건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상법·자본시장법 법률 저촉 가능성
현재 자본시장법 101조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여 발행되는 간행물, 전자우편 등에 의하여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 또는 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관한 조언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유사투자자문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번 사항에 대해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본 사항에 거론되는 직접적인 당사자가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도 증권사 이사라는 사회적 위치를 이용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고객에게 투자자문이나 종목 추천을 하고 대가를 받았다면 투자자문업을 영위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수익이 보장되는 종목이라는 식으로 기망했다면 사기에 해당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상법 397조의 2항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현재 또는 장래에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 또는 회사가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2021년 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는 단체 대화방 등 온라인 양방향 채널을 통해 유료회원제로 영업하는 주식 리딩방을 투자자문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는 일방향 채널(투자자의 입력이 불가능한 채팅방, 알림톡 등)을 통한 영업만 허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한 유료 회원제(멤버십 서비스) 등 투자자에게 직접적으로 대가를 받는 유튜브 등 개인 방송은 유사 투자자문업 신고 대상이라는 점을 유권해석으로 명확히 했다.
A이사가 참여한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운영하는 투자자 카페 공지 내용.(사진=IB토마토)
이러한 현행 법령에도 불구하고 현재 A이사가 참여한 D 유사투자자문업체 서비스 이용자 후기 게시판에 올라온 실제 후기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질문 게시판을 통한 종목 및 투자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텔레그램을 통한 실시간 정보 교환 또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카페 게시판 공지사항에서도 QID(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를 언급하며 나스닥 지수 1만5000선에서의 QID투자는 맞는 방향이며 나스닥 지수 1만2000~1만2500구간에서도 QID를 고려하라는 문구가 보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종목 추천 행위가 있었다면 해당 금융회사의 이해저촉 여부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법적 위반 유무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라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0조에 의하면 금융회사의 상근 임원은 다른 영리법인의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어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했다고 판단된다면 법률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