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삼천리(004690)가 도시가스 사업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신평사들도 삼천리의 원활한 현금흐름과 재무안정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17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천리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공급량 기준 국내 1위의 도시가스 업체로서의 지위가 확실하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평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천리는 인천광역시 5개구와 경기도 서남부 13개시를 공급권역으로 하고 있으며 공급량 기준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종속회사를 통해 LNG 복합화력 발전사업, 자동차 매매업, 집단에너지사업, 플랜트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수도권은 인구 밀도가 높아 투자효율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수의 수요자에게 공급함에 따라 중장기적인 수요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수도권 도시가스 사업자들은 가정용 공급에 집중하고 있지만, 삼천리는 지난해 기준 가정용과 산업용 판매 비중이 각각 38.1%, 35.5%로 양분화되어 있다.
도시가스부문의 EBITDA(상각 전 이익) 창출규모는 동절기 기온 및 산업경기, LNG 가격 변화 등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삼천리는 도시가스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했고 소매공급비용 인상 등을 바탕으로 지난 5년 별도 기준 평균 12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도시가스사업법상 사업자간 공급권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사업허가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데, 공급권역 내 보급률이 90% 수준에 달하고 있어 향후 성장 여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삼천리는 도시가스부문 성장성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광명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종속회사인 휴세스를 통해 집단에너지사업, 에스파워를 통해 LNG복합화력발전, 삼천리모터스를 통해 자동차판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지난해에는 삼천리이엔지의 실적 회복, SMP(전력도매가격) 상승에 따른 에스파워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 2021년대비 13.6% 증가했다. 올해 1분기는 별도회사 영업이익 회복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 107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CAPEX(자본적지출)는 지난해 말 1795억원으로 2021년 1182억원보다 확대됐는데, 올해 이후로는 경상적 투자 위주로 CAPEX 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현금흐름은 2021년부터 3000억원 이상 유입되고 있는데,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우수한 자체현금창출이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3262억원이 유입됐고 잉여현금흐름은 2923억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2020년 177.5%에서 2022년 226.3%로 다소 높아졌으나 LNG 가격 급등하면서 매입채무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탓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27.1%로 다소 높지만, 순차입금의존도는 4.5%로 실질적인 재무부담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1분기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4859억원인데, 현금성자산은 1조3000억원인 탓에 전반적인 단기유동성 위험이 낮은 수준이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종속회사인 에스파워는 2020년 2월 3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존 PF차입금을 차환했고, 삼천리는 이에 대한 지급보증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삼천리모터스의 460억원, 해외법인의 3600만달러 등 다수 계열사들에 대한 지급보증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속회사에 대한 우발채무가 확대되면서 별도 기준 재무적 융통성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은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도시가스 수요의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사업안정성이 훼손될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일정 수준의 마진이 보장되는 가격결정 구조를 감안하면 현 수준의 영업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삼천리는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통해 투자소요 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천리 주가는 SG증권 사태 여파로 16일 종가 기준 13만800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이만득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36.1%로 나타났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