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SK가스(018670)가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PG(액화석유가스)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된 가운데, 발전부문 투자가 증가하는 탓이다. SK가스는 보유지분 매각 등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SK가스의 39-2회 외 선순위 무보증 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국내 1위의 LPG 판매기업으로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발전 사업 확대 등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으나 2021년 하반기 이후 LPG 가격 상승과 울산GPS의 발전소 건설 및 LNG(액화천연가스), LPG 사업을 위한 인프라 사업 투자 등으로 CAPEX(자본적지출)가 확대되며 채무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LPG 시장은 SK가스,
E1(017940) 2개 수입회사와 원유정제 과정에서 LPG를 생산하는 정유사 중심의 과점적 시장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SK가스는 47만6000톤의 대규모 저장설비와 480여개의 충전소 등을 바탕으로 견고한 수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수 판매량 기준 LPG 시장 점유율의 40% 내외를 차지하는 등 과점 경쟁구도에서도 국내 1위의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SK가스는 LPG 판매 등 가스사업과 발전소 운영 등 기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가스사업부문의 LPG 판매가 핵심사업으로 이익기여도가 절대적인 수준이며 윤활유 탱크터미널 부문은 연간 매출액 450억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특히 시장 특성 상 LPG 국제 가격과 원유 등 가격 흐름에 따라 손익 변동성이 있으나 현물거래 일정부분에 대해 파생계약 체결 등 위험관리를 통해 변동성을 완화하며 2020~2022년 평균 EBITDA(상각 전 이익) 3451억원을 창출하는 등 이익창출력이 우수하고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 이후 LPG 가격 상승으로 인한 운전자금 부담 증가로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된 가운데 발전부문 투자로 CAPEX가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 유출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LPG가격은 2020년 평균 톤당 394달러에서 2021년 650달러로 65.0% 폭등했고 2022년에도 736달러로 올라 원가부담이 증가했다. 실제로 SK가스는 2019~2020년 잉여현금흐름이 각각 1629억원, 1295억원 유입됐으나 2021~2022년 5938억원, 4217억원 유출되는 등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2021년에는 매출채권이 2288억원, 재고자산이 1401억원 증가했고, 덩달아 매입채무가 1257억원 감소하면서 운전자금이 4946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2022년에는 CAPEX가 5123억원으로 증가한 탓에 현금흐름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울산GPS를 통해 2024년부터 1.2GW의 LNG·LPG 복합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21만5000kl LNG 저장탱크 1기 건설을 위해 2428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더불어
롯데케미칼(011170)과의 수소연료전지사업, 코리아에너지터미널, APOC(사우디아라비아 내 PDH 사업)에 대한 추가 출자가 예정되어 있어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2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9.1%, 순차입금의존도는 34.4%로 재무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이고 가스사업 이익창출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2023년 중 튀르키예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유 투자지분 매각으로 1431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어서 재무적 대응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금성자산도 7200억원, 유동비율은 148.1%로 양호하며 지난 1월30일 회사채 발행으로 2200억원 조달에 성공해 만기도래 회사채도 상환할 예정이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우수한 이익창출,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한 재무적 융통성을 감안하면 투자 부담으로 인한 재무 대응 여력은 우수한 수준"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