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안솔지 기자]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하나증권의 IB부문 손익 감소와 대손부담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리상승과 주식시장 조정 등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저하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회사의 수익성 저하가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19일 NICE신용평가는 하나은행이 다각화된 사업영역을 기반으로 우수한 수익창출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둔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저하로 인해 고위험 파이낸싱프로젝트(PF)사업장을 중심으로 우발부채가 현실화되고, 건전성이 저하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하나증권은 2022년말 고정이하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111.3%,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 4.6%로 부동산 익스포져의 건전성 저하에 따라 관련 지표가 저하됐다.
(사진=NICE신용평가)
2022년말 기준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는 53.1%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우발부채는 국내외 부동산 및 SOC 관련 실물·개발 사업과 인수금융 관련 사모사채 등을 기초로 한 신용공여로 구성돼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양적부담과 해외 익스포져 비중이 초대형 증권사 평균(51.2%) 대비 높은 수준인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는 회사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하나증권은 지속적인 이익누적과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통해 늘어난 자본여력을 기반으로 IB사업부문이 빠르게 성장했다. 2017년 0.7% 수준이었던 총자산순수익률(ROA)은 2021년 1.7%로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주식거래 감소 및 시장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위탁매매부문과 채권운용손익이 저하됐다. 또 부동산 사업장에 대한 대손인식으로 ROA가 업계 평균 대비 0.3%p 낮은 0.4%로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사진=NICE신용평가)
다만 현재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2018년 이후 약 3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2018년 1조2000억원,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매년 5000억원 수준이다. 또 회사 자체적인 이익누적으로 자기자본이 확대돼 순자본비율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총위험액의 급격한 증가로 2017~2018년 300% 내외였던 조정순자본비율(연결)이 2022년말 기준 188.4%로 저하됐다. 중단기적으로 영업환경 저하에 따른 수익변동성 및 대손부담 증가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자기자본 확대 등에 힘입어 현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존재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유사시 하나금융 계열로부터 지원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과 증권, 신용카드, 생명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우수한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을 고려할 때 하나증권에 대한 지원 여력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예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회사의 사업기반 및 경쟁지위 변화, 수익성 추이, 재무안정성 변동 여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소다"라며 "이와 관련해 회사의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 변동과 ROA 추이,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 등 재무안정성 지표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솔지 기자 digeu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