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18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주택재건축사업) 일반분양 계약자에 대한 2조8400억원 규모 채무에 대해 채무보증에 나섰다고 공시했다. 앞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조정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으나 채무보증으로 미분양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됐다는 평가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채무보증내역에서 채무보증금액은 총 1653억원으로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기자본 2조9018억원 대비 5.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요 채권자로는 국민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수협은행 등이 있으며 이로써 HDC현대산업개발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4조3878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광명4R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총 1조6193억원, 제이케이미래 강동PFV에 2조7684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
현대건설(000720)·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047040)·롯데건설)간 합의에선 추가 공사비 관련 파행이 이어졌다. 이번 채무보증은 양측이 다시 시작한 대화에서 추가 공사비에 대한 부동산원의 검증의견과 현재 책정된 공사금액의 격차간 의견 조율의 결과다.
문제가 된 공사비 증액문제는 한국부동산원이 조합 측에 보낸 의견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4월 양측은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같은 해 10월 공사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단은 공사재개를 위한 합의에서 증액 공사비 1조1380억원 등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한국부동산원은 약 1630억원만 검증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부동산원이 검증을 제외한 항목은 분양지연에 따른 추가금융비용 물가 상승분, 중단기간 및 공사재개에 따른 손실비용 등이다.
추가 공사비에 대해 양측은 의견이 엇갈렸는데 쟁점은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불가 항목이다. 부동산원이 추가 공사비로 타당한지 검증할 수 없다고 판단한 영역에 대해 시공단은 명백히 투입되는 비용으로 보는 반면 조합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초 양측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던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한발 물러서게 된 이유로는 채무보증으로 인한 부담보다 미분양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위험군 우발채무 부담이 높은 일부 개별 건설회사가 적극적인 현금유동성 확보를 통해 단기적인 대응력을 높인 상태지만 미분양 위험지역에 현재 5조원인 위험군 우발채무 규모가 2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라며 "신규 착공 사업장의 분양률이 낮아지면 우발채무 위험도가 낮은 책임준공의무 관련해서도 공사대금 미회수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이 발생하고 이는 추가적인 재무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도 " 지속적인 공사지연은 결국 지역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 지역 시장 자체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도 "미분양 해소 측면에서 봤을 때 큰 효과는 없겠지만 현재 상황을 마냥 방치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